아시아 아동 10명 중 7명 "코로나19 1년, 배운 게 없다"
아시아 아동 10명 중 7명 "코로나19 1년, 배운 게 없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1.03.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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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코로나19 1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변화 보고서' 발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코로나19 1년을 맞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변화 보고서인 '같은 하늘 아래: 코로나19 1년이 아시아지역 아동에게 미친 영향(Under the Same Sky: How a year of Covid-19 affected Asia-Pacific children)'을 10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보고서에서 아동의 일상생활이 코로나19 전후로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라오스, 중국, 부탄, 피지 및 태평양제도 국가의 대응과 한국을 비롯한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지역 아동의 개별 사례를 통해 휴교와 가정 내 머무르기, 지역 사회의 폐쇄가 아동의 복지와 교육,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 캄보디아의 11살 첸다도 "온라인 수업 힘들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연구한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이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연구한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선 라오스는 코로나19가 확인된 이후 3월 중순부터 휴교가 진행됐으며,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위해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학교가 휴교하는 동안 아동의 교육과 가정내의 학습을 촉진하기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과서의 전자 버전 등 디지털 교육자원을 제공했다. 

부탄은 코로나19 로 인한 봉쇄 기간 중 성폭력과 아동보호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대피소와 응급전화를 운영했으며, TV와 라디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가정 폭력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쳤다. 

관광업이 중심이었던 피지 및 태평양제도의 국가들은 국가 폐쇄로 큰 경제적 혼란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경제적 압력은 태풍, 지진, 화산, 가뭄,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를 포함해 기후 변화와 재난 위험에 대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지원했다"라고 말하며 "정부와 UN기관, NGO들이 협력하여 기존의 사회보호시스템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첸다(만 11세, 캄보디아)는 “온라인으로 공부를 했지만 실제로 교실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수업을 듣는 게 더 편하고 좋아요. 다시 학교에 돌아가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라마(만 14세, 네팔)는 “코로나19 전 동네에서 배드민턴을 쳤던 것이 그리워요. 요즘은 집에서 오빠와 함께 피아노를 치며 여가시간을 보내요. 전에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부모님과 함께 외식도 했는데,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줄어버렸어요”라고 밝혔다. 

타스님(만 17세, 방글라데시) 역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오전 6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했어요. 이젠 혼자 공부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들어요. 전에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직접 배우고 문제를 토론하면서 공부했고, 시험을 통해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코로나19 이후로는 학교가 문을 닫아 수업이 어려워졌어요. 온라인을 통한 토론 등도 있긴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인지 재미는 없어요"라고 전했다.

◇ 한국 아이도, 캄보디아 아이도 힘들었다…"아동 위한 사회보장 시스템 강화해야"

학교는 문을 닫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건 한국 아이만의 사정이 아니었다. ⓒ베이비뉴스
학교는 문을 닫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건 한국 아이만의 사정이 아니었다. ⓒ베이비뉴스

한편,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네셔널이 37개국 2만 5000명을 심층 분석한 글로별 연구 '코로나19가 아동의 교육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The Hidden impact of COVID-19 on Children's Education: A Global Research Series, 2020)'에 따르면, 아시아 아동 33%가 숙제를 할 때 도움이 필요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 69%는 코로나19 이후 거의 배운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58%는 학교가 문을 닫은 기간 동안 선생님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변화 보고서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아동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가 아동의 심리, 보호,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만 8세부터 만 18세의 아동 18명이 설문에 참여했는데, 대다수의 아동이 코로나19 이후 집안에 머물렀으며 휴대폰이나 TV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을 이어갔으나 일부는 코로나19 전보다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며 혼자만의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 중 중학교에 다니는 김연아 학생(만 13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안가는 날은 늦게까지 잠을 잤어요. 오후 1시쯤 일어나서 밥을 먹고 뒤늦게 온라인 수업을 들어요. 학교에서는 반 친구들이 20명 정도 있고 선생님도 자리에 계시기 때문에 조용히 수업을 듣는 편인데요, 코로나19 이후로는 매일 집에서 학습지를 풀고는 있지만 별로 공부를 하지 않고 있어요.

평소라면 오후엔 동생이랑 같이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책을 읽기도 했어요. 센터 선생님께서 숙제도 봐주셨어요. 요즘엔 그냥 집에서 동생과 놀거나 TV를 봐요. 밤에는 학교 숙제를 하다가 10시쯤 잠들곤 했는데, 요즘엔 TV도 늦게까지 보고 게임을 하거나 동생과 놀다가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잠들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되고 1년 가까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수백만 명의 아동이 교육과 안전, 건강의 위험에 놓였다. 또한 이들의 어린 시절과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기회도 빼앗겼다"라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십 년간 쌓아온 아동의 권리가 퇴보하지 않도록 보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 의무가 있다"라고, "코로나19 이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되고 취약한 아동을 위한 사회보호시스템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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