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심해지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알레르기 비염입니다. 따뜻한 봄바람에 날리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이 모두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 안보다는 집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봄이면 매년 연속적인 재채기, 코막힘, 줄줄 흐르는 콧물, 눈이나 콧속 가려움 등의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비염 관련 경혈점을 여러 차례 지압을 해주면 증상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당’은 미간에 해당되는 양쪽 눈썹의 사이에 위치한 경혈점입니다. 이곳은 얼굴 전체의 혈액 순환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체되고 막히는 부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축농증처럼 코가 꽉 막혀 있을 때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비염으로 줄줄 흐르는 콧물이나 코막힘을 완화하고 코피가 났을 때는 멎게 합니다. 통증은 줄이고 염증을 개선하는 등 코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들을 두루 다스려줍니다.
비염과 관련된 증상 외에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인당혈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미간을 자주 찌푸리게 되는데 미간에 있는 인당혈을 지압해주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 불안, 흥분 등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심리적 문제로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할 때도 인당혈을 가볍게 마사지하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인당혈을 지압할 때는 너무 강하지 않게 30~50회 정도 부드럽게 눌러주면 됩니다.
‘영향’은 콧방울의 바로 옆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입니다. 이 부위는 코의 건강과 관련이 있어서 평소 자주 지압해주면 코를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비염으로 코가 자주 막혀서 아프고 불편하며 숨 쉬기 곤란할 때는 약간 세게 영향을 눌러서 지압하면 코가 뻥 뚫리면서 호흡하기가 한결 편해집니다.
지압으로 코 주위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 비염으로 예민해져 있는 콧속을 진정시키고 코와 눈의 가려움도 완화해줍니다. 또한 비염이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으로 코가 막히고 답답할 때도 영향혈 지압이 도움이 됩니다. 코골이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코를 많이 고는 사람들은 영향을 수시로 지압해주면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풍지’는 목 뒤 정중앙에서 머리카락이 나는 선을 따라 양쪽으로 가다가 움푹 꺼진 좌우 두 지점입니다. 감기에 좋은 혈자리이기도 한 풍지는 기혈의 순환을 촉진해서 비염으로 인한 콧물, 코막힘, 가려움 등의 증상도 개선해줍니다. 어깨나 목이 자주 뭉치고 머리가 무겁고 답답한 느낌이 들 때, 두통이 있을 때도 풍지혈 지압이 도움이 됩니다.
‘정명’은 양쪽 눈의 안쪽 오목하게 들어간 두 부분입니다. 이곳은 눈과 코 주위 혈액 순환을 빠르게 촉진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코와 관련된 증상들을 완화해줍니다. 평소 눈을 많이 써서 눈이 무겁고 아플 때, 붉게 충혈이 되거나 침침할 때도 정명혈을 부드럽게 눌러서 지압해주면 눈이 맑아지고 가벼워집니다.
비염으로 눈이 심하게 가렵거나 코막힘이 심해서 답답하고 콧속이 가려워 자꾸 재채기가 날 때 모두 정명혈을 지압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평소 수시로 정명혈을 비롯해 그 주위를 부드럽게 눌러서 지압하면 눈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도 좋습니다.
비염은 생활 환경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이 호전되었다가 악화되기를 반복합니다. 따라서 증상을 빠르게 최대한 완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한데, 지압으로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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