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중단하는 중도입국 아동, 현실적 지원 필요하다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20. 장은미 광산구 가족센터장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 수는 약 19만 명을 넘어섰으며(2024년 교육부 통계 기준), 이 중 중도입국 학생이 약 10% 내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도입국 아동은 결혼이민자가 한국인과 재혼한 후 본국에서 데려온 자녀, 또는 국제결혼 가정 자녀 중 외국에서 성장하다가 입국한 아동을 의미한다. 이들 중도입국 아동은 초등학생 연령대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중·고등학생 연령대 아동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중도입국 아동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학업 중단이다. 이들은 국제이주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언어 능력, 문화적 차이, 정체성 형성 등 여러 측면에서 비이주 아동과는 다른 경험을 한다. 또한 이주 과정에서 부모의 이혼, 가족과의 별거, 새로운 가정 형성 등을 겪는 경우 건강한 성장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공교육 체계로부터의 소외, 또래 관계의 단절, 체류 자격 유지를 위한 학습 부담, 이중적 정체성 문제 등으로 인해 학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복합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중도입국 아동은 다른 다문화 학생들에 비해 공교육 시스템에 안착하는 비율이 낮다고 한다. 또한 학업을 시작하더라도 한국어 능력 부족과 학제의 차이, 심화되는 입시 중심 교육 환경 등으로 인해 지속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따라 많은 중도입국 아동이 상급 학년으로 진학할수록 학업 중단을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의 지원은 중도입국 아동들이 겪는 학업의 어려움을 충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일상적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와 학교에서 요구되는 학습 언어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한 한국어 교육을 넘어 교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학습 한국어’ 지원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어 능력을 기준으로 하위 학년에 편성되는 사례는 또래 관계 형성과 자존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양되어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중도입국 이주배경아동의 특수성을 고려한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이들의 공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 이탈을 예방하고, 차별과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고학년에 입국한 학생들은 진학이나 취업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일반 학생과 동일한 기준의 진로 지도가 아니라 이중언어 역량을 활용하거나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등 대안적 교육 시스템이 요구된다.
이제 중도입국 이주배경아동의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과업에 따른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침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정책들을 현실화하고, 각 기관의 지원 프로그램 또한 단순한 제공을 넘어 아동의 상황을 반영하여 질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병행될 때, 이주배경을 이유로 아동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현실을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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