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 "촉법소년 연령 낮추면 아동 권리 후퇴"

인권단체들 "촉법소년 연령 낮추면 아동 권리 후퇴"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7.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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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민변 등 43개 단체 공동성명…"형벌보다 회복 중심 사법 필요"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조건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권단체들이 아동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조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베이비뉴스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조건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권단체들이 아동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조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익법단체 두루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43개 인권단체는 21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아동의 권리를 후퇴시키고 아동친화적 사법 원칙에 역행한다"며 정부의 검토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과 아동에 대한 형사처벌을 확대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라며, 피해자 보호와 아동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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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동에게는 성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아동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제도가 필요하다"며 "아동에게 놓인 조건과 차이,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범죄를 가볍게 여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동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책임을 묻고 사회적 회복을 도모하려는 인권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강력·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같은 연령의 아동이라도 범죄의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형사사법 체계가 적용된다.

인권단체들은 이 같은 방안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 보고됐으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전문가와 시민, 청소년 당사자 등의 의견을 종합해 현행 연령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한 최종안을 뒤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논평 제24호를 근거로 형사책임 최저 연령은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며, 중대한 범죄를 이유로 예외적으로 더 낮은 연령을 적용하는 이중적 제도는 아동권리협약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범죄의 중대성이 아동의 권리를 제한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아동은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명의 아동이 중대한 범죄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빈곤과 학대, 방임, 정신건강 문제, 적절한 보호와 지원의 부재는 많은 아동을 범죄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구조적 요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형사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지도 못하고 재범을 줄이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의 안전은 처벌의 강화가 아니라 범죄의 원인을 줄이고 재범을 예방하는 정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평등가족부가 범정부 차원의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 설치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소년을 둘러싼 낙인과 차별이 여전한 데다 관계 부처 간 역할을 조정하는 체계도 미흡한 상황에서 위원회 설치는 형식적인 대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형벌 중심의 사법이 아니라 아동친화적 사법"이라며 "피해자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면서도, 아동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제공하는 사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피해자와 아동 모두의 권리를 존중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은 정부를 향해 아동권리협약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제24호 등 국제기준에 맞춰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복적 사법과 지역사회 중심의 지원체계를 확대하는 아동친화적 사법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범죄를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회복과 공동체의 안전, 그리고 모든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함께 실현하는 가장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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