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날 때까지 말 안 듣는 아이… 매일이 '전쟁'입니다
혼날 때까지 말 안 듣는 아이… 매일이 '전쟁'입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10.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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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와 놀이 통해 정서적 교감 필요

Q. 여섯 살, 세 살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매일 전쟁을 치르듯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냅니다. 가장 힘든 점은 같은 말을 몇 번씩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무시하는 것입니다. 큰소리가 나고 혼날 때까지 말을 듣지 않는데 도대체 왜 그럴까요?

놀이를 통해 습득된 상호성이 생활 속에서 드러나게 되고 ‘엄마가 말을 했으니 내가 들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상호성은 정서적 교감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베이비뉴스
놀이를 통해 습득된 상호성이 생활 속에서 드러나게 되고 ‘엄마가 말을 했으니 내가 들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베이비뉴스

◇ 엄마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는 ‘따로따로’

A. 나와 타인이 같을 수 있을까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규칙과 규범을 만들어 지키며 사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은 각자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합니다. ‘가족이니까’를 이유로 더 요구하거나 자신의 상식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녀는 위계와 권위의 수직적 관계이기 때문에 대체로 부모의 상식을 자녀가 따르게 됩니다. 어린 자녀는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세계에 있기 때문에 소통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약속을 ‘공통어’라고 한다면 부모는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사용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공통어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죠. 라디오 주파수가 맞춰지기 전에는 잡음이 발생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안정된 주파수로 청취가 가능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 자녀는 가족 이전에 다른 세계를 가진 각각의 한 사람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과 타인의 다른 생각에 대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됩니다. 머릿속으로 이해는 되지만 실천할 수 없을 때 더욱 힘들고 좌절감을 느끼게 되죠.

타인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막연하다면 수용성, 유연성, 상호성, 개방성을 적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수용성과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유연성, 자신과 다른 타인과의 상호적인 작용, 외부의 유입을 적절하게 허용하는 개방성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폐쇄적이고 경직되거나 배타적이고 일방적이라면 타인과의 교류나 정서적인 관계 형성은 어렵습니다.

◇ 경청의 타이밍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간절히 원할 때'

무엇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게 중요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인데요,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 힘든 엄마, 엄마가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아서 속상한 아이, 팽팽한 고무줄과도 같습니다. 이때 한쪽에서 힘을 빼야 경청이 가능해집니다.

아이 입장에서 엄마는 내가 원할 때 항상 내 말을 들어줘야 하고요, 엄마는 상황이 허락해야만 경청할 수 있으니 서로 부족함과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참고 기다리는 것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이해하며 상황에 맞춰 조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아이의 요구와 표현에 대해 엄마가 경청하면 아이는 엄마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게 됩니다. 진정한 경청의 타이밍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간절히 원할 때가 아닐까요?

경청하며 신뢰를 쌓았다면 다음으로 규칙을 정하고 제한을 두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에 드넓은 벌판에 안내 표지판과 울타리가 없다면 어떨까요? 어디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가정에서 가족 간의 심리적인 환경도 유사합니다.

아이는 제한과 규칙이 느슨하거나 일관적이지 않다면 자유로울 것 같지만 오히려 불안감을 느껴 부모의 지시나 통제를 따르지 않게 됩니다. “자유롭게 허용해 줬는데 말을 더 안 들어요”라고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심리적인 자유로움과 안정감은 적절한 제한과 통제, 허용의 비율이 잘 맞아야 가능합니다. 황금 비율의 레시피로 요리했을 때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요.

평소에 상호적인 놀이를 충분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놀이를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함께 놀이에 빠져서 즐긴다면 아이도 부모도 만족스러운 놀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놀이는 상호교감이 있어야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정서가 안정적으로 형성됩니다. 상호성은 나와 타인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되고 관계의 가장 기본 요소입니다. 상호성이 결여되면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놀이를 통해 습득된 상호성이 생활 속에서 드러나게 되고 ‘엄마가 말을 했으니 내가 들어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엄마 말을 듣는 것은 상호성이 기본이 돼야 하고, 상호성은 정서적 교감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정서적 교감은 인지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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