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에 26시간 비행, 가능할까?
임신 초기에 26시간 비행, 가능할까?
  • 칼럼니스트 황혜리
  • 승인 2020.03.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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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브라질 육아] 브라질에서 한국까지 날아온 후기

임신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고려해야 할 게 많아진다. 특히 아이가 쉽게 유산된다는 임신 초기일수록 더더욱. 고려해야 할 것에는 음식, 흡연, 몸가짐 등등이 있다. 비행기 탑승도 그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유산이 쉬운 임신 초기에는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임신 초기에는 조심하면 할수록 좋은 거니까. 임신 초기 임산부에게도 비행기를 타야만 할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길 수 있다. 필자에게 이번에 생긴 일이 그랬다.

임신 초기 비행, 괜찮을까?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임신 초기 비행, 괜찮을까?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임신 초기에 비행기를 정말 타면 안 되는지 정보를 많이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꽤 많은 이들이 임신 초기에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대부분의 자료가 최대 10여 시간 정도였다. 나는 불안했다. 왜냐하면 브라질에서 한국까지 약 26시간의 비행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브라질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의 대응은 한국만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경각심이 없었고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소수의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브라질이 한국보다 코로나 상황이 더 심각해질 거로 생각했기에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걱정이 있었다. 나는 홑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둘째가 들어섰는데 아직 만 세 살도 안 된 첫 아이를 데리고 굉장히 조심해야 할 임신 초기인 7주 차에 비행기를 탈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섰다. 나와 배 속 아이가 과연 26시간의 비행을 버텨 낼 수 있을까?

◇ 혼자가 아니라 불안한 여행… “놀라지 않으면 가능”하단 말에 출발

아무리 자료를 찾아도 임신 초기에 24시간이 넘는 비행을 했다는 사람은 없었다. 불안해진 나는 브라질 산부인과 주치의에게 ‘임신 7주에 아이를 데리고 한국까지 비행해도 되는지’를 물어봤다.  다행히 산부인과 의사는 “위생에 신경 쓰고, 비행 중 놀라지 않는 조건으로 비행이 가능하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용기로 삼아 3월 15일, 나는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한국행을 감행했다.

브라질에서 독일까지 약 12시간의 첫 비행, 독일에서 3시간 경유, 다시 독일에서 한국까지 9시간 반의 두 번째 비행. 좌석은 이코노미석.

첫 비행은 밤 시간 비행이었다. 다들 자는 시간이었는데 첫아이가 자리가 불편한지 몇 번이나 깨서 울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제대로 잠을 못 자서 생기는 스트레스에 배가 뭉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옆 사람이 자리를 옮겨준 덕분에 조금이나마 누울 수 있게 됐다. 배뭉침이 서서히 풀려갔다. 그 이후로는 별 탈 없이 한국까지 올 수 있었고, 배 속 아이도 건강한 게 느껴진다.

혹시라도 나처럼 임신 초기에 장거리 비행을 어쩔 수 없이 감행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않게 말이다. 다만, 앞서 썼듯이 ‘비행 중 안정’은 필수라는 것은 참고하길.

*칼럼니스트 황혜리는 한국외대 포르투갈(브라질)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브라질에서 두 살 아들을 기르고 있는 엄마입니다. 브라질에서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이 문화들을 한국과 비교하고 소개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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