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영유아 업계..."모든 것이 멈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영유아 업계..."모든 것이 멈췄다"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0.03.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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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저조로 악화된 분위기에 코로나19까지…타개책 없어 더 답답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위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제한 조치가 전 세계 곳곳에서 실시되고 단체활동을 줄이면서,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사업체 문을 닫는 일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영유아업계 또한 예외는 아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휴원에 들어가고 외출을 삼가면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산업들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유아 업계에 벌어진 현상들을 짚어봤다. - 기자 말 - 

평소라면 아이들로 가득차 있을 대형마트 문화센터 교실이 코로나19 여파로 휴업에 들어가면서 불이 꺼져있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평소라면 아이들로 가득차 있을 대형마트 문화센터 교실이 코로나19 여파로 휴업에 들어가면서 불이 꺼져있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 육아박람회 줄줄이 취소…키즈카페도 텅텅

코로나19로 첫 타격을 입은 영유아 업계는 바로 육아박람회 시장이었다. 2~3월이 대목인 육아박람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유아용품 회사들까지 손해를 보게 됐다. 최근 과거보다 육아박람회에서 매출이 크게 발생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박람회에서 제품을 체험해본 후 추후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아용품 회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육아박람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여겨지는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 '베페 베이비페어', '맘앤베이비엑스포' 모두 날짜가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은 당초 2월 6일~9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 예정이었지만 추후 2차례 연기, 현재는 베이비페어는 4월 30일부터 5월3일까지 코엑스에서, 유아교육전은 4월 23일~2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4회 맘앤베이비엑스포'는 5월 7~10일로 연기됐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제37회 베이비페어는 전격 취소하고, 제38회는 8월 20일~23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들도 속속 문을 닫거나 휴점에 들어갔다.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휴원에 들어가면서 외출 자체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주로 운영하는 문화센터는 한 달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일부는 4월 봄학기 개강 날짜도 연기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한 문화센터 관계자는 "당초 4월 첫 주에 봄학기 개강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아 개강 날짜가 연기됐다"며 "신청자 수도 예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키즈카페도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말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키즈카페도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말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키즈카페도 영업을 일시적으로 정지하거나 예약제로 운영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4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의 한 키즈카페는 '코로나19 예방과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31일까지 임시 휴점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집단 감염으로 논란이 된 경기도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 인근의 키즈카페도 문을 굳게 닫은 모습이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키즈카페도 휴업에 들어갔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경기도 성남시의 한 키즈카페도 휴업에 들어갔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로 손님이 크게 줄자 타개책으로 대관서비스 등을 시작한 곳도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어린이 미술 체험공간은 함께 예약한 친구들끼리만 단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고, 근처 다른 키즈카페도 손님이 크게 줄자 대관 형태로 예약제로만 운영 중이었다.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자주 찾는 슬라임 카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중랑구 모 슬라임 카페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를 반영해 대관 형태로 예약을 받거나 아예 외출 자체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집으로 슬라임 재료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 산후관리사 서비스·산후조리원도 예약 취소 이어져 

코로나19로 산후조리원 예약을 취소하는 산모도 늘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로 산후조리원 예약을 취소하는 산모도 늘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신생아와 관련된 산후조리원이나 산후관리사 서비스 업계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산후관리사 전문기업 산모피아 서정환 대표는 베이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약 취소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예약률 자체도 많이 떨어졌다"며 "그로 인해 매출이 적지 않게 감소한 상황인데, 이는 타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산후관리사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매일 체온을 재고, 일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외부인이 집에 가는 것이다 보니 산모들이 꺼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김종규 한국산후조리업협회 사무국장도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대로 예약 취소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인 출입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산후조리원 투어도 대부분 진행을 못하고 있고, 상담실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설명해드리거나 전화 상담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 홈스쿨링·완구 업체는 때아닌 호황 맞기도…"판매 목표 170% 달성"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완구, 홈스쿨링 관련 제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완구, 홈스쿨링 관련 제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나 학습과 관련된 업체는 때아닌 호황을 맞기도 했다.

아이파크몰은 최근 한달 간 매출 상위 콘텐츠의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레고와 학습용 책상 등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필요한 아이템들의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주차별 매출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레고로 전주 대비 매출 상승률이 평균 71%에 달했다. 다음으로 아이들 학습용 책상이 전주 대비 57%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엄마표 놀이 교구로 인기를 끌고 있는 3차원 입체 자석 교구 '맥포머스'도 최근 CJ오쇼핑의 '우리집 홈스쿨링 기획전'에 참여해 판매 목표 대비 약 170%를 달성했다. 맥포머스는 그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위한 집콕 놀이 시리즈'를 공식 SNS에 연재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완구 품목도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상승한 모양새다. 완구전문기업 손오공에 따르면 손오공의 캐릭터 블록완구의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으며 관련 제품인 포켓몬스터(토이저러스몰), 슈퍼배드3(텐바이텐)의 블럭완구 특가전도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홈스쿨링 관련 제품들도 이 흐름을 타 다양한 기획전을 내놓고 있다. 천재교육은 '돌잡이 시리즈' 제품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고 한국교육문화연구원은 인공지능 기반 교과연계 독서교육 플랫폼 '스쿨북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업 공백을 재택 독서교육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 전문가 "영유아 산업, 코로나19 종식 전엔 올스톱 될 수밖에 없어" 

하지만 국가적 위기나 재난 상황에서 소비 심리는 위축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영유아 관련 산업은 당분간 계속 불황 속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년간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이 0.92명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범상규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 심리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불안 심리인데 성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조금 참으면 되고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있는 반면 영유아는 그럴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며 "영유아를 자녀로 둔 가정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누구보다 철저히 실천할 것이므로 오프라인 소비는 더 심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산업은 대체재나 보완재를 찾아 다른쪽으로 소비가 전이될 가능성이 있지만, 영유아 관련 산업은 파생 수요가 발생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다. 게다가 바이러스로 인한 환경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대체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관련 산업이 올스톱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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