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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예뻐 보이다니… 그렇게 부모가 되나보다

[라이브 육아일기 MAY] 부모 된 지 100여 일, 조금씩 부모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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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규
ⓒ김명규

나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생명이 탄생함으로써 얻는 이름, 부모. 그러나 부모라는 이름의 의미가 단지 그것만이 아님을 나의 부모님, 그리고 주변의 수많은 선배 부모님들을 통해 어설프게나마 알고는 있었다. 

메이가 눈을 끔벅이며 나를 쳐다볼 때 이따금 "이 녀석은 누구지?", "내가 이 아이의 아빠라고?" 하는 아리송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결국 부모가 되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짠!'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느끼며, 쌓이고 버무려지면서 만들어지는, 한편의 긴 복합장르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가 태어난 지도 어느덧 100일이 넘어간다. 부모의 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해 준 경험 중 하나, 바로 메이의 '똥'과 관련된 것이다.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온 메이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꼴로 썩 괜찮은 변을 봤다. 그렇기에, 메이의 육아와 관련된 다른 것들에 비해 적어도 메이의 '응가'에 대해서만큼은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이렇게 물었다.

“어제 메이가 똥을 쌌었나..?”

"글쎄?...앗, 그러고 보니 엊그제도 안 쌌잖아!"

메이가 이틀이나 변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우리는 급하게 신생아의 배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김명규
ⓒ김명규

각종 다양한 정보를 찾아본 결과, 아기에 따라 대변 횟수는 차이 날 수 있으며, 모유를 먹느냐, 분유를 먹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메이는 모유를 먹고 있는데, 그럴 경우 3일에서 최대 일주일까지 변을 못 봐도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우리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유량이 부족해서 그런가? 혹시 변비는 아닐까? 등의 우려를 하며 메이의 작은 배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렇게, 아기의 작은 몸부림에도 후다닥 달려와 기저귀를 확인하고 실망하기를 거듭한 지 어언 4일째 되던 날, 서투른 풀피리 연주 비슷한 소리에 이어 메이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아내 역시 이 소리를 들었는지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손으로 기저귀의 찍찍이를 조심스레 오픈했다.

그리고, 시큼한 향기와 함께 짙은 황토색이 보이는 순간 우리는 환호했다. 누가 보면 장원급제라도 한 것 마냥 메이를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기 똥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노심초사하다, 아기 똥이 든 기저귀를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종일 콧노래가 절로 나는 우리의 모습을 보니, 아 이게 부모 마음이구나, 이렇게 부모가 되나보다 싶었다. 물론 이 정도는 앞으로 올라야 할 수많은 산 중에서도 가장 낮은 산이겠지만 말이다.  

*칼럼니스트 김명규는 결혼 2년 차 2020년 2월에 딸 아빠가 된 프리랜서 MC 겸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그림 그리는 진행자 ‘구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초보 아빠인 구담의 '라이브 육아일기 MAY'는 매달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육아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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