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밥상 앞에서 혹은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종종 전쟁을 치른다. 먹지 않으려는 아이를 붙들고 한참 씨름하다 보면 왜 우리 아이는 입이 짧은지, 이렇게 안 먹어도 괜찮은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 식욕부진으로 영양 부족하면 성장부진 온다
입맛을 잃고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 대개 식욕부진이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식사량이 적은 것, 잘못된 식습관, 심한 편식, 소화불량까지도 식욕부진에 포함된다. 유아식에서 어른식으로 접어드는 만 3세까지는 키와 체중이 함께 성장하는 시기다. 잘 먹어야 체중이 늘고, 그 힘을 바탕으로 키도 쑥쑥 자란다. 아이누리 한의원 이주호 원장은 “키와 체중이 함께 성장하는 시기에 식욕부진으로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성장부진이 따라온다”고 지적한다.
식욕부진의 원인은 다양하다. 타고 나길 뱃구레가 작고 입이 짧은 경우, 단맛이 나는 과일, 과자, 음료 등으로 밥을 대신하는 경우, 잘못된 식습관으로 밥을 물고만 있는 경우, 나물이나 채소처럼 음식의 이물감 때문에 뱉는 경우, 소화기 기능 문제나 소화장애를 겪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아이가 음식에 관심이 없고, 밥만 먹으면 배가 아프다면서 식사를 반 이상 남기거나, 밥보다 과자나 음료수만 달고 산다면 식욕부진일 가능성이 높다.
◇ 비위 허약아, 배앓이 잦으면 식욕부진 겪어
식욕부진은 환경 변화, 스트레스, 질병 등을 겪으며 시작됐다 금세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만성적인 식욕부진을 겪는다. 식욕부진이 오래 가면 입맛을 아예 못 찾거나 소화기 기능이 떨어져 이전처럼 잘 먹지 않게 된다. 아이가 식욕부진이 있다면 원인에 따라 식습관 개선 및 부족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비위 허약아들이 소화기의 기능 문제와 함께 식욕부진을 겪을 수 있다고 본다. 아이누리 한의원 이주호 원장은 “비위 허약아들은 ‘배 아파’ 소리를 자주 하는데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것을 먹여도 배탈이 잘 난다. 평소 입이 짧고, 편식이 심하며, 구토를 잘 하거나 잘 체하는 편이다. 소화기 기능이 떨어져 먹는다 해도 영양의 소화나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살집이 없고 마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런 아이들은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위에 정체되는 ‘식적’을 앓기도 한다.
◇ 더부룩하고 답답한 식적, 소화기 기능 북돋아야
식적이 있는 아이는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방귀 냄새가 고약하며, 변비도 자주 온다. 소화가 잘 안 되고 더부룩하다 보니 먹는 일이 성가시다. 잘 먹지 않아 몸은 말랐는데 배만 볼록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누리 한의원 이주호 원장은 “식적이 있다면 소화기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위 기운을 북돋아 소화기 전반의 기능을 회복시켜 음식물의 소화, 영양의 흡수, 배설의 과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평소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더운 여름에도 배를 내놓지 않도록 하고, 잘 때 이불을 덮어주며, 찬 것을 조심한다. 변비 해소에 도움되는 섬유질 식품과 마사지도 좋다”라고 조언한다.
다가오는 여름, 무더위로 인해 아이가 입맛을 잃을 수도 있고 배앓이가 잦을 수 있다. 건강한 소화기는 아이의 영양 섭취와 성장을 좌우하는 만큼 관심 있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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