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28초짜리 ‘응가송’이 유튜브에서 1억 뷰?
1분 28초짜리 ‘응가송’이 유튜브에서 1억 뷰?
  • 기고=정재은
  • 승인 2021.04.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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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변 습관 관련 2D 애니메이션, 알고리즘 타고 세계인에게 꽂히다

BTS도 블랙핑크도 아니다. 엄마들이 아기들에게 틀어주는 1분 28초짜리 2D 애니메이션이다. ‘이게 뭐지?’ 하다가 ‘어라? 재밌네!’ 하는 순간 툭 끝나 버리는 짧디짧은 동요. 2019년 봄, 국내 한 어린이 전문 출판사의 유튜브 방송 첫 작품이었다.

그런데 영상을 업로드한 지 사흘 만에 10만 뷰를 기록하더니 보름 만에 1000만 뷰를 훌쩍 넘겼다고 한다. 대체 누가 이렇게 많이 보나? 시청자들의 유입경로를 살펴보니 국내보다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등 해외 곳곳에서 보더라는 것. '응가송'은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조회수를 올려 갔고 게시물을 올린 지 1년 반 만에 드디어 1억 뷰를 달성했다.

스포츠경향 이유진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K팝 분야에서는 1억 뷰를 넘어 6억 뷰, 10억 뷰를 향하고 있으나, 그 외의 콘텐츠에서 1억 뷰는 여전히 언감생심이라고 한다. 1억 뷰란 가히 ‘신의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팝이 아닌 ‘뜻밖의 1억 뷰’의 샘플로 이유진 기자는 3개의 동영상을 짚었다.

‘파격 베드신’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던 SBS 드라마의 한 클립 영상, 한류 스타 태양이 일반인과 함께 부른 노래 영상, 그리고 저명한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연주 영상 등이다.  

그런데 여기, 흔히들 짐작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뜻밖의 1억 뷰’를 달성한 동영상이 바로 '응가송'이다. '응가송'이란 영유아들의 배변 습관을 돕기 위해 만들어지는 재미있는 동요를 말한다.

국내 내로라하는 유아교육 관련 업체들이 제작한 세칭 응가송은 사실 한둘이 아니다. 그 많은 응가송 중에서도 예림TV의 '응가송'은 어떻게 단기간에 글로벌하게 1억 뷰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 

일단 이 노래는 첫 소절부터 음이 통통 튄다. ‘똥~또똥똥~ 똥똥똥~ 똥똥!’ 세상에 이렇게 발랄한 똥이 있다니! 가사와 리듬이 완벽하게 하나가 된 듯하다.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예림TV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아기의 방귀에 곰돌이가 기절하려고 한다. ⓒ예림TV

스토리는 간단하다. 아기가 방귀를 뀌니까 곰돌이가 냄새를 맡고 기절하려고 한다. 방귀가 구리다는 것은 ‘때’가 됐다는 신호탄이다. 아기는 씩씩하게 바지를 ‘쑤욱’, 속옷도 ‘쑤욱’ 내리고 변기에 ‘털썩’ 앉는다. 그리곤 ‘끙끙’ 힘을 준다. 그 순간 배 속에선 소동이 일어난다. “야, 뭐 해! 신호가 왔어. 빨리 나가자!”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예림TV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머리에 비상등을 단 1번 똥이 달려 나간다. ⓒ예림TV

이 장면이 압권이다. 맨 앞자리의 1번 똥은 머리에 비상등까지 달고 후다닥 달려 나간다. 3번 똥은 뒤쳐질까 봐 온 힘을 다해 뛴다. 변기에 앉아 힘을 준다는 건, 배 속 똥들에게 ‘이제 밖으로 나가자’는 신호가 되는 셈이다. 자, 한 번 더 힘 줘 볼까? 아기가 다시 한 번 끙끙 힘을 주니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아가 똥들!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예림TV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아이가 힘을 주고 똥들이 나가고 있다. ⓒ예림TV

그런 것이다. 세상 대부분의 일처럼 배변도 결국엔 아기의 끙끙거림과 배 속 똥들의 질주, 그 콜라보로 이뤄진다. 서로서로 돕는 것이다. 아기는 배 속의 불편함을 해소했고, 똥은 제 갈 곳으로 간다. 함께 시원하게 이뤄낸 일, 비로소 아기가 말한다. “응가야, 잘 가~” 그래서 영상의 부제목도 '응가야, 잘 가'이다.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예림TV
유튜브 '응가송'의 한 장면. ⓒ예림TV

배변 습관은 자칫 잘못하면 강박이라는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어떤 부모는 아기가 방귀를 뀌니까 “아휴, 고약한 냄새!” 하며 코를 쥐었다고 한다. 그 후 아기가 한사코 변을 안 보려고 해서 애를 먹었다고 한다. 배 속의 똥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라는 인상을 준 것이다.

반대로 어떤 부모는 아기가 어린이 집에서 바지에 대변을 묻혀온 것을 보고 박수를 치며 좋아라 했다고 한다. 아기의 실수를 응원한 셈인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아기가 자주 실수를 해오더라는 것. 요컨대 배변 습관 역시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아기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응가송' 애니메이션처럼 똥은 나쁜 것도 더러운 것도 아니라, 때가 되면 끙끙 힘을 줘서 시원하게 밖으로 내보내는 일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해 주면 어떨까. ‘너랑 똥이랑 같이 하는 일이야! 네가 힘을 주면 똥이 신호를 받고 달려 나올 거야.’ 이렇게 말이다.

‘어이구, 배변 습관 들이기가 그렇게 간단한 일인 줄 아세요?’라고 되묻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복잡하게 생각하면 아기도 매사가 어려워지고 부모가 쉽게 생각하고 처신하면 아기도 대체로 쉽게 해보려고 한다.  

배변 습관 들이기를 막 시작한 세상의 초보 부모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영상이다. 영어 버전 중국어 버전까지 합하면 도합 1억 2000만의 글로벌 조회수를 기록한 '응가송'! 글로벌 부모들에게도 널리 통한 걸 보면 애 키우는 일은 어디나 비슷한 듯 싶다.

우리 아기가 무슨 일이든 시원시원하게 잘 해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 '응가송'에는 그런 부모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이깟 일쯤이야” 하며 씩씩하게 해내는 아기의 눈부신 활동상도 잘 그려져 있다. 부모에겐 대리만족을, 아기에겐 따라쟁이의 본능을 일깨워 준다. ‘뜻밖의 1억 뷰’가 아니라, ‘당연한 1억 뷰’가 아니었을까?
  
주인공 아기가 시원하게 용변을 보니까,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곰돌이도 똑같이 따라 하는 후반부 영상들은 보너스 재미다. 곰돌이도 쉽게 성공한다. 봐 이렇게 하는 거야, 되지?

*이글은 양육콘텐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은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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