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혼자 있으니 너무 외로워요” 혼자서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에게 응원을...
“선생님, 혼자 있으니 너무 외로워요” 혼자서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에게 응원을...
  • 기고=정은주
  • 승인 2022.10.2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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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32. 정은주 경주 성애원 자립지원전담요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자립준비청년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립준비청년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매년 전국적으로 약 250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경제적인 지원은 과거에 비해 확대되었고 제도를 잘 이용한다면 생활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제도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조언을 구할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심각할 경우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있다. 특히 경계선 지능이거나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들의 경우 사기를 당하거나 범죄에 연루되는 등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자립하고 나서도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선생님한테 연락해. 꼭!”이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사회로 내보내지만 ‘선생님한테 연락하기 미안해서’, ‘연락하기 부끄러워서’라는 이유로 혼자 해결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보호대상 아이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힘들지만 심리, 정서적으로 더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퇴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생님 빨리 나가서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어요. 혼자 살면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사한 첫날 자립전담요원에게 연락해서 '선생님, 혼자 있으니 너무 심심해요. 외로워요. 혼자 있으니 집에서 제 목소리가 울려요'라고 이야기한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심리정서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2020년 기준으로 약 40명의 청년들이 이용했다. 지원되는 지역과 회기가 제한적이라 현실적으로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자립을 준비하는 아동에게 보호 단계부터 모든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아동이 심리적 트라우마를 지닌 채 시설에 입소하지만 단체 생활로 인해 제한적인 자유, 인력 부족 등으로 보호 중인 아동들의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경계선 지능의 아동이나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맞춤형 자립 프로그램과 보호 및 사후관리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립 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한 자립준비청년 주위에 관계 형성이 되어 있는 지지체계가 현저히 부족한 것 또한 큰 문제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려움이 생기면 그나마 시설에서 함께 생활했던 생활지도원이나 자립전담요원에게 연락을 하지만, 자립전담요원 1명당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퇴소 후 5년 이내)을 합쳐 약 80~100명에 대한 사례관리를 수행하며 많은 양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만큼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 제도적인 측면에서 자립전담요원 추가 배치,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역할 확대, 아동 특성별 체계화된 자립지원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심리, 정서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발걸음을 맞춰 동행할 수 있는 어른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2021년 7월 지원정책이 확대되었고, 수많은 자립지원전담요원들이 현장에서 이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해온 광주의 한 자립준비청년의 안타까운 소식은 여전히 이런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마음이 아팠다.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넌 혼자가 아니야, 항상 응원하는 우리가 있어”라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실질적인 고민과 노력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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