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모·부성보호 해고 금지해도 노동위 구제신청 못해…전문가들 법 개정 제안
전진숙 의원·서울시동부권직장맘센터, 구제 공백 간담회 개최
소장섭 기자[email protected]수정 2026.10.27 21:27
[서울특별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센터장 김지희, 이하 센터)는 전진숙 국회의원실과 함께 지난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5인 미만 사업장 모·부성보호제도 활성화 방안 간담회-"금지는 있고, 구제는 없다!"」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모·부성보호제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어도 권리를 회복할 절차가 사실상 막혀 있는 구조를 분석하고, 제도 개선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피해 당사자와 노동·여성 분야 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중 출산전후휴가(제74조)와 출산전후휴가 기간 및 그 후 30일 동안 해고를 금지하는 조항(제23조 제2항)이 적용된다. 육아휴직 등을 정한 남녀고용평등법도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적용된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제23조 제1항)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규정한 조항(제28조)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
주제 발제를 맡은 김서룡 공인노무사는 원장을 제외한 직원이 4명인 동네 치과의 치위생사 사례를 짚었다.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쓴 뒤 복직을 앞두고 해고 통보를 받아도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신청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된다는 것이다. 김 노무사는 "법은 출산·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 제도를 신뢰하였기 때문에 경력이 이어지지 않는 모순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고통받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노무사는 노동청 진정·고소, 민사소송, 노동위원회 차별시정,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남은 구제 경로도 각각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에 제출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모·부성보호제도 위반 신고사건 1,857건 중 기소 의견 송치는 168건(약 9%)에 그쳤다.
이어 약국 사례와 스타트업 사례 등 피해사례 2건이 발표됐다. 약국 사례 발표자는 배우자가 임신 사실을 알리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하자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경험을 전하며 "법은 임신한 노동자를 보호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6년 넘게 일한 디자이너는 둘째 임신 사실을 알리자 대표로부터 자진 퇴사를 요구받고 결국 권고사직으로 일자리를 잃은 경험을 전했다.
토론에는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장종수 공인노무사(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무처장),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이 참여했다. 구미영 연구위원은 "5인 미만 사업장의 핵심 문제는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장된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이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의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대상에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 등 제도 사용을 이유로 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종수 사무처장은 직장갑질119가 지난 9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응답이 공공기관은 77.6%였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33.5%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장 사무처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근로기준법 제28조에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 금지 위반에 대한 구제신청권을 명시하는 방안과 남녀고용평등법에 제도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의 시정신청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노동자가 법이 보장한 제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면, 그 불이익 자체를 직접 심사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희 센터장은 "센터에 접수되는 직장맘·대디 상담의 약 70%는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다. 해고를 금지하는 법은 있지만, 해고된 노동자를 구제할 제도는 없다. 이번 간담회의 이름을 '금지는 있고, 구제는 없다'로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전진숙 의원은 "동네 약국과 치과, 음식점에서 일하는 우리 이웃이 휴가와 휴직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을 때 법이 금지한 해고를 되돌릴 구제 절차를 갖춰야 한다. 국회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도 부당하게 잃은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제도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노동위원회에서 직접 다툴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하는 방안과, 노동청 근로감독관이 불이익 처우 사건을 판단할 수 있는 조사 매뉴얼과 심사기준 마련 등을 과제로 꼽았다.
한편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는 임신·출산·육아기 직장맘·대디를 대상으로 모·부성보호제도 상담, 노동법률교육, 권리구제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사 어떠셨나요?
Copyright ⓒ 베이비뉴스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베이비뉴스 기사후원 ARS 1533-5155후원 안내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