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의 기질 궁합, 들어보셨나요?
부모와 자녀의 기질 궁합, 들어보셨나요?
  • 칼럼니스트 최명희
  • 승인 2018.02.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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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안 되는 아이] 25~36개월, 세 살의 기질 이해하기

부모가 자녀를 고를 수 없었듯이 아이도 부모를 고를 수 없었습니다. 작은 겨자씨가 천지상공을 날아 내려와 땅위에 곧추 서있는 바늘 끝에 닿은 인연으로 부모 자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맘에 드는 구석도 있고 맘에 들지 않는 구석도 있습니다. 자식은 무한한 내리사랑이라는데 세 살 내 아이에게 사랑의 걸림돌이 자주 생깁니다. 내 아이의 미운 구석은 누구를 닮았을까요?

나에게 주어진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 것이 좋은 부모의 시작입니다. ⓒ베이비뉴스
나에게 주어진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 것이 좋은 부모의 시작입니다. ⓒ베이비뉴스

◇ 기질은 타고 납니다

기질은 타고난다고 말합니다. 기질은 어떤 외부의 반응에 대해 반응하는 속도나 강도에 따라 다르게 구별합니다. 아기가 조그만 소음에도 잘 깨는지, 기저귀가 조금만 축축해도 칭얼대고 우는지, 배고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와 같이 날 때부터 감각적 반응유형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뇌과학의 측면에서 보면 교감신경계의 활동이 감정이나 행동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조절능력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 중에서 느긋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사소한 일에도 욱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행동하는 유형의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은 태어나면서부터 나타나지만 세 살이 되면 감정이나 행동이 겉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아이의 이러한 기질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영향을 끼칩니다. 외부 환경에 민감한 아이를 키우게 되면 부모도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덜 예민한 아이를 키우면 부모도 좀 느긋해지기 마련입니다. 애착이라는 것은 부모와 자녀간의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기대하는 대로 순조롭게 행동하면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됩니다. 영아기의 안정적인 애착은 성장하면서 성격을 만드는 자원이 됩니다. 아무래도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와 자꾸 마음의 씨름을 하게 되고 신뢰보다는 불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믿을 수 없다고 느끼게 되고 불안정한 애착으로 고착됩니다.

부모인 당신도 태어날 때부터 타고났거나 성장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으로 인하여 생각과 행동의 유형이 있습니다. 죽이 잘 맞는 친구가 있듯이 아이와 부모도 서로 잘 맞으면 조금 더 편하고 잘 안 맞으면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도 기질궁합이 있습니다. 서로 고를 수 없었고 랜덤한 운명으로 만났습니다. 겨자씨의 인연으로 어렵게 만났는데 마침 서로 잘 맞게 만났으면 부모와 자녀의 운명이 순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의 기질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아야 합니다. 부모가 그것에 맞춰 양육해야 합니다.

◇ 기질의 프리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치는 햇빛도 프리즘으로 비춰보면 일곱 가지 색의 빛으로 굴절되어 나타납니다. 세 살 아이의 행동도 기질 프리즘에 비추어보면 타고난 기질의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논어의 위정편에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시기소이,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 인언수재)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왜 그런지를 생각해보고, 어찌하면 편안할지를 알게 된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 것이 좋은 부모의 시작입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무엇이나 잘 먹고, 어디서나 잘 자고, 누구하고라도 잘 노는 아이입니다. 이런 경우에 부모는 아이를 키우기가 쉽습니다. 어느 집 아이가 어린이집에도 첫 날부터 잘 떨어지고 고분고분하다면 그 부모가 양육을 잘 해서라기보다는 아이가 온순하게 태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착한아이 신드롬이 되어서 속으로 긴장을 쌓아둘 수도 있으니 싫어하는 표현을 부모가 잘 살펴주어야 합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순한 기질의 아이와 정반대입니다. 먹는 것, 자는 것, 노는 것이 상황에 따라 예민합니다. 아기 때는 밤낮이 바뀌기도 하고 편식을 하거나 먹는 양이 적은 경우도 많습니다. 말을 알아듣는 나이가 되어도 고집이 세고 말을 잘 안들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 욕구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와 싸우는 것이 귀찮아서 번번이 허용해버리거나 아니면 반대로 강하게 억압하는 방법을 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두 가지다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아이와 싸우지 않아야 하고 아이가 조금 편안해 졌을 때 차분하게 이야기해주어야 합니다. 고도의 양육기술이 필요한 자녀입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행동이 느리다는 뜻이 아닙니다. 새로운 환경을 이해하고 시도하는 데 신중한 편이라는 것이 더 맞습니다. 소극적이거나 내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곧잘 하던 것도 남 앞에서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부모는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칭찬과 격려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행동과 성향을 세 가지 기질로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이나 욕구를 외현적으로 드러내는지 내면적으로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순한 기질이면서 외향적인지, 순한 기질이면서 내향적인지에 따라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다릅니다. 아이는 타고난 기질을 성격으로 발전시켜갑니다. 자아존중감이 힘이 되어 자기조절력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습니다. 그것이 조절된 성격입니다. 자아존중감은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부모로부터 생깁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를 먼저 들여다보고 내가 조심할 것은 무엇인가 매일 반성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내 아이의 미운 구석이라는 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지 내 맘에 안 드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미워해야할 것은 참지 못하는 부모 자신의 조바심입니다.

*칼럼니스트 최명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과 보육정책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생애초기의 삶을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인 영유아와 그들에게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부모, 교사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나누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많이 읽히는 저서로 「아이와 통하고 싶다」, 「교사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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