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의 심리는?
양치질 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의 심리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1.04.22 1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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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양치질에 대한 규칙 세우기
양치질에 초점을 두지 않고 지금 아이의 마음과 기분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동시에 양치질 할 시간이라는 규칙도 다시 알려주면 아이가 원하는 놀이와 엄마가 바라는 교육이 적당하게 타협을 이룰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양치질에 초점을 두지 않고 지금 아이의 마음과 기분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동시에 양치질 할 시간이라는 규칙도 다시 알려주면 아이가 원하는 놀이와 엄마가 바라는 교육이 적당하게 타협을 이룰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Q. 4세가 된 딸은 전에는 양치질을 하자고 하면 바로바로 잘했는데 지금은 대답도 잘 안하고, 몇 번씩 말을 해도 듣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아이는 놀고 싶고, 엄마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유아를 양육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알려주고, 가르치는 모든 일에 교육적인 마음을 담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아이는 단순하게 사고하고 보여지는 대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차이가 양육의 방향성을 잃게 할 수 있는데 아이는 그냥 놀고 싶고, 부모는 교육적으로 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 행동은 좀 더 힘을 주어 강조하다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밥을 먹을 때는 꼭 앉아서 먹어야 해, 양치질은 시간을 지켜서 해야 돼 안 그러면 충치가 생겨, 책은 제 자리에 두어야 해” 등 꼭 해야 된다는 표현은 이제 습관을 만들어가는 유아에게 무거운 짐처럼 부담을 줍니다. 더욱이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유아(4~7세)는 지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에 반발하게 됩니다.

4세 이전에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끼기 때문에 그 행동이 순응적으로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생각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고, 말을 잘 듣는 행동이라기보다는 밤이 되면 자고 아침이 되면 깨어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4세부터 자신을 주체로 사고하면서 타인의 생각에 따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고집을 피우거나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분명해 지는 것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양육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성장하면서 이타적인 태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금이 중요합니다. 유아의 발달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말을 안 듣는다고 혼을 내거나 강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방식은 주의해야 합니다.

◇ 아이와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아이가 양치질을 할 시간인데 하고 있던 놀이를 더 하겠다고 하거나 이것만 하고 양치질을 하겠다는 일은 흔히 있습니다. 이럴 때 ‘양치질을 하고 놀아라’고 하거나 ‘놀이 시간이 끝났다’고 양치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규칙적인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까요? 양치질은 빠뜨릴 수 없는 하루 일과라서 빨리 마치고 다른 일상으로 넘어가야 되기 때문에 채근하기도 합니다. 양치질과 아이의 현재 마음 중 무엇이 우선이 돼야 할까요? 좋은 규칙은 그 규칙을 수행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탕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물론, 아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맞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엄마: 지금 무슨 놀이 중이야?

아이: 소꿉놀이인데 지금 놀러 가려고 해요.

엄마: 아 그래서 놀이를 멈추기가 어렵구나. 그 놀이 엄마도 하고 싶은데 끼워 줄래?

아이: 좋아! 그럼 엄마가 아이 해요.

엄마: 그럴까 엄마 하던 일 마무리하고 우리 함께 놀까?

엄마: 그런데 ○○이도 할 일이 있지 않니?

아이: 지금 양치질해야 하는 시간이야! 엄마는 무슨 할 일이 있어요?

엄마: 우리 ○○이 양치질 하는 것 도와주는 일, 우리 할 일 하고 5분 뒤에 여기서 다시 만나서 놀이하자.

이와 같은 대화가 아이와 함께 잘 놀 수 있는 방법의 예시입니다. 양치질에 초점을 두지 않고 지금 아이의 마음과 기분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동시에 양치질 할 시간이라는 규칙도 다시 알려주면 아이가 원하는 놀이와 엄마가 바라는 교육이 적당하게 타협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자신이 할 일을 하면 엄마와 놀게 된다는 경험이 좋은 습관을 만들어 가는데 긍정적인 에너지가 됩니다. 엄마는 하루 일과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 우선되지만, 그렇다고 아이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얼핏 엄마와 아이의 마음이 다른 것 같지만 엄마는 여유를 통한 안정을, 아이는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면서 안정된다는 점에서 비슷할 수 있고 엄마의 안정된 정서가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계획대로 일과를 마치는 일보다 아이의 마음의 속도에 맞추는 것이 지금과 다음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 규칙은 자연스럽게 적용합니다

꼭 지켜야하는 생활 습관은 더 강조하거나 습관처럼 반복적인 표현을 하기 마련입니다. 

아이가 같은 표현을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 감각적으로 무뎌지거나 반발심이 생기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단어나 억양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엄마의 감정 상태에 따라 아이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고, 강조를 하면 할수록 규칙은 불편해 집니다. 아이가 양치질을 안 하려고 한다면 엄마의 강요와 통제에 대한 거부감일 수 있습니다. 규칙은 자연스럽게 적용해야 생활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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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vi**** 2021-04-23 11:04:33
아 저희 아이도 4살되니깐 양치안하려고 하던데 도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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