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키우는 다둥이 엄마가 대선 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
아이 셋 키우는 다둥이 엄마가 대선 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1.25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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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목소리를 청와대로, '대선 마이크'] ②아이 셋 키우는 워킹맘 박혜령 씨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대선을 앞두고 육아와 생계를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빠·엄마들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아이를 기르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기자 말

다둥이 워킹맘 박혜령 씨.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다둥이 워킹맘 박혜령 씨.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다둥이 워킹맘 박혜령(40) 씨네 집의 하루는 양육자 세 명, 아이 세 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착착 굴러가야만 운영(?)이 된다. 박 씨가 아들 셋(첫째 아들 6살, 둘째·셋째 아들 쌍둥이 3살)의 어린이집 가방을 챙겨두고 아침 8시까지 회사에 출근하면 남편은 7시 20분쯤 일어나 첫째의 등원 준비를 시작한다. 박 씨의 남편은 8시 30분경 첫째 등원을 시킨 후 회사로 향한다. 이와 동시에 7시 30분쯤 이 집의 세 번째 양육자인 아이돌보미가 출근해 3살 쌍둥이 두 명을 씻기고 먹이고 입혀서 어린이집에 9시까지 등원시켜준다.

박 씨는 ‘육아시간’ 제도를 사용 중이라 하루 6시간을 근무한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일을 하다 오후 3시면 퇴근을 한다. 한창 동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시간에 혼자 퇴근하려면 눈치 아닌 눈치가 보인다는 박 씨.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퇴근 후 3시 30분쯤 첫째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킨 뒤, 아이를 데리고 학원에 가는 날은 학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육아를 한다. 쌍둥이 아들들은 4시경 아이돌보미가 하원을 시켜준 뒤 집으로 와서 돌봐준다. 박 씨와 아이돌보미가 함께 세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놀아주다 8시경 아이돌보미는 퇴근을 한다. 이때부터 남편이 퇴근하는 저녁 9~10시경까지 박 씨 혼자 아들 셋을 돌보다 남편이 퇴근한 후 함께 아이들을 재워야 하루가 무사히 끝이 난다.

“만약 한 명이라도 아프거나 사정이 생기면 어려움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아프면 남편이나 제가 휴가를 내야하고 여의치 않으면 아이돌보미 선생님께 하루 종일 아이들을 봐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고 부탁드려야 하죠. 부모 중 한 명이 아픈 날도 문제에요. 아이돌보미 선생님께 사정이 생겨도요. 열이 나서 회사에 못간 남편이 하루 종일 아이 셋을 돌보느라 아픈데도 쉬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있어서 제가 급히 반차를 내고 달려간 적도 있어요. 톱니바퀴가 6개다보니 그만큼 변수도 많을 수밖에 없죠.”

다둥이 가족은 코로나19로 어린이집이 긴급휴원에 들어가거나 직장,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확실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육아에 변수가 많아졌어요. 최근에는 첫째 아들 같은 반 친구가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첫째가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적이 있어요.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 동거 가족 중 한 명이 자가격리를 같이 해야 하는데, 둘째‧셋째도 아직 구강기다보니 결국 온 식구가 다 같이 자가격리를 했죠. 자가격리 기간 중 첫째가 40도에 가까운 고열이 났었는데 병원에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도 어렵고 어떡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있네요."

◇ 다둥이 가족이라 받는 혜택…"크게 체감하는 것 없어"

"아이가 셋이라 받는 혜택이요? 크게 체감하는 건 없습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가 셋이라 받는 혜택이요? 크게 체감하는 건 없습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하루하루 일상을 이어가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드는 다둥이네 가족. 국가에서 지원받고 있는 혜택은 없을까. 우선 박 씨네 가족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쌍둥이 둘째와 셋째가 태어난 후 이용하고 있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사업은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양육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서비스를 말한다. 시간제 돌봄, 영아종일제돌봄, 질병감염아동돌봄 등으로 나뉘는데, 소득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차등 지급된다.

"1년에 840시간 이용할 수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다자녀라 대기 순번이 올라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을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맞벌이 가정이고 재원 중인 형제가 있거나 다둥이, 장애아, 한부모 등에게 가점이 붙어서 저희도 1순위로 아이들이 셋 다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아! 다둥이 가족이라 (공영)주차장 할인도 되네요. 그 외에는 크게 체감하는 건 없습니다."

◇ "자녀 한 명일 때랑 세 명일 때 어떻게 다르냐고요? '세제곱'입니다"

박혜령 씨와 6살 첫째 아들, 3살 쌍둥이 아들들. ⓒ박혜령
박혜령 씨와 6살 첫째 아들, 3살 쌍둥이 아들들. ⓒ박혜령

한창 크느라 많이 먹고 뛰놀 6살, 3살 아들들을 맞벌이로 키우며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얼마전에 큰 애 미술학원을 등록하려고 보니 원비가 한 달에 10여 만원 하더라고요. 그런데 세 명을 다 보내려고 하니 한 달에 미술학원비만 50만 원이에요. 첫 째만 키울 때는 아이돌보미선생님 없이 부부가 케어가 가능했거든요. 아이돌보미선생님 한 달 월급이 정부지원금을 하나도 못받는 기준으로 생각하면 월 200만 원 정도(하루 6시간 기준)예요. 물리적인 힘듦도 세제곱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나중에 더 크면 어떡하죠? 더 열심히 벌어야죠 뭐. (웃음)"

아이 셋을 돌보며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 무척 힘이 들 텐데, 회사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까. '육아시간' 제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업무 시간이 줄어들어 그에 따른 불이익은 없는지도 궁금해졌다. 

"제가 쌍둥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1년 한 뒤 복직했을 때 팀장님께 '2시간 단축 근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했더니 흔쾌히 '그래라. 당연하다' 해주셨어요. 저희 조직 내에서 '육아시간' 제도를 많이 쓰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특이하게도 저희 부서엔 몇 명 있는 상황이라 전 수월하게 쓴 건 맞아요. 하지만 동료들이 열심히 일하는 시간에 나와야 하니 눈치를 안 보진 않죠."

30~40대, 회사에서 한창 일할 나이인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 아쉽진 않을까. 박 씨는 “전투적으로 일을 해야 할 나이이고 욕심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긴 하다”면서도, “어쩔 수 없다. 애가 셋이니까”라고 웃어보였다. 

"저희 남편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이직을 했는데 회사에 '저는 야근 못합니다. 애들을 보러 가야해요' 하고 얘기했다고 해요. 책임이 주어지는 자리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지만 정시 퇴근을 위해 고사하는 일도 있었고요."

아이 셋 키우는 부부에게 여가시간은 있을까? "제 시간이 1도 없어요. 얼마 전에 저희 남편이 얘기하더라고요. 남편이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데 '난 대체 언제 게임을 할 수 있는 거지?' 하고요. 저도 제 취미를 가질 수 없어요. 매일 매일이 힘들어요. 그렇지만 별 수 있나요. 아이들 생각해서 견디는 거죠."

◇ "육아휴직 기간 더 늘어나야… 아이돌보미서비스 확대됐으면"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다둥이 부모로서 대선 주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어봤다.

"육아휴직을 한다고 100% 월급이 다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육아휴직 급여로는 애 셋 절대 못 키웁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면 좋겠지만 못하는 이유도 남편의 월급이 저보다 많기 때문이죠.

정부에서 하고 있는 아이돌보미서비스가 굉장히 좋거든요? 그런데 소득기준 때문에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용시간도 늘어나고 소득기준도 완화돼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통상 1년인데 사실상 너무 짧아요. 보통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이들이 무척 일찍 하원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엄마들이 경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육아휴직기간도 더 늘어나고, 아이들 하교 시간도 좀 조정해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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