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청년 일자리 더 좁아졌나…4년간 28.5만개 감소
정보서비스·출판·컴퓨터 프로그래밍업 등 감소폭 커... 한국은행 “AI 활용 교육 넘어 실제 업무·숙련자 지도 결합한 직업훈련 필요”
이유주 기자[email protected]수정 2026.10.27 15:42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고용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 일자리의 94%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한 가운데, 대졸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도 증가하고 있어 AI 시대에 맞는 청년 직업훈련과 채용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줄어들어 전체 청년고용 감소의 94.0%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서비스업의 청년고용이 31.4% 감소했고, 출판업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 16.6%, 전문서비스업 11.6% 등 AI 고노출 업종에서 청년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고학력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에는 대졸 청년층의 실업률이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을 웃돌고 있다.
ChatGPT 출시 이전에는 두 집단의 실업률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5.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반면 30~59세 중장년층에서는 대졸자의 실업률이 전문대졸 이하보다 낮은 기존 패턴이 유지되고 있어 최근 고학력자 실업 증가는 청년층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청년고용 감소는 신규채용 축소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청년 근로자의 유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특히 AI 고노출 업종에서 유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와 2022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를 비교하면 AI 고노출 업종의 월평균 유출량은 3700명에서 4900명으로 약 32%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청년고용 위축을 AI라는 단일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기존의 경력직 중심 채용 확대와 재택근무 확산, AI 도입이 순차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신규 인력을 장기간 육성하기보다 즉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가운데, 재택근무가 비공식 학습과 현장교육을 약화시키고 업무를 디지털화·모듈화했다는 것이다. 이후 생성형 AI가 모듈화된 초급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경력직 선호가 더욱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AI는 청년고용 위축의 ‘원흉’이라기보다 기존에 진행되던 채용과 업무방식의 변화를 가속하거나 증폭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AI 시대의 청년 직업훈련도 단순히 AI 활용법을 전달하는 단기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와 AI 활용, 숙련자의 지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AI가 자료 정리나 초안 작성 등 기존의 초급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검증하며 고객의 요구와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이러한 과업을 주니어 직무에 포함해 청년들이 AI와 경쟁하기보다 AI를 활용하면서 업무 경험과 숙련도를 쌓을 수 있도록 업무와 교육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 채용을 늘리기 위한 단순한 채용보조금뿐 아니라 기업의 인재 양성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청년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이 AI를 단순한 인력 절감 수단이 아니라 근로자의 역량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존 초급 일자리를 그대로 보전하기보다 청년이 AI를 활용하면서 경험과 숙련을 축적할 수 있는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기업의 주니어 직무 재설계와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기술투자와 인적자본 투자 간 유인을 균형 있게 조정할 때, AI는 청년의 진입 기회를 축소하는 기술이 아니라 더 빠른 숙련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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