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까꿍 놀이가 왜 중요할까요?
아이에게 까꿍 놀이가 왜 중요할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1.04.27 09: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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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까꿍 놀이는 대상 항상성 위해 필요한 놀이
까꿍 놀이는 6개월 전후로 경험하게 되고 단순한 놀이지만 대상 영속성, 대상 항상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까꿍 놀이는 6개월 전후로 경험하게 되고 단순한 놀이지만 대상 영속성, 대상 항상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Q. 올해 초등학생이 된 딸이 학교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자리를 비울 때면 무서워서 운다고 합니다. 환경이 바뀌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어요. 왜 그렇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까꿍 놀이는 대상 항상성을 위해 필요한 놀이입니다

1. 정신분석가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에 의하면 영아가 경험하는 대상은 환상 속에서 존재합니다. 유아기에는 환상과 상상이 공존하고, 양육자의 돌봄과 정서적 교감으로 인해 외부 대상을 현실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환상이 현실화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내적 대상(lnternal Object)이 형성되는데 만약 심리 발달상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상을 상실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는 실제하는 대상이 아닌 내적 대상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내적 대상-외부 대상과 관련해 심리적으로 경험되는 심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을 의미함) 유아에게 내적 대상이 존재하려면 대상 항상성이라는 심리적 발달이 필요하고, 대상 항상성은 어머니, 주 양육자와 같이 중요한 정서적 애착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여전히 존재하며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상 항상성은 심리학자 하인즈 하트만(Heinz Hartmann)에 의해 고안됐고 정신분석학, 인지 발달, 애착 이론 등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유아동의 대상관계 이론입니다. 

2. 영아(생후 2년 정도)는 심리적 발달을 위해 단계적으로 필요한 놀이가 있습니다. 그 중 까꿍 놀이는 6개월 전후로 경험하게 되고 단순한 놀이지만 대상 영속성, 대상 항상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육자가 까꿍이라는 신호에 맞춰 눈앞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를 반복하면서 양육자가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경험으로 영속성이 생기게 됩니다. 4세 이후 유아가 되면 까꿍 놀이에 이어 숨바꼭질 놀이로 다시 대상에 대한 항상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4세 이전에는 주 양육자에 해당되는 항상성이라고 하면, 4세 이후에는 양육자뿐만 아니라 대상이 확장됩니다.  

◇ 어떻게 하면 까꿍 놀이를 잘하는 것일까요?

까꿍 놀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잘못해서 심리적 대상을 상실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아서 걱정보다는 바람직한 도구와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놀이는 아이의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하면 되고, 엄마와 아이가 재밌고 즐거워야 합니다. 아이는 엄마의 목소리와 표정 등을 통해 감각적으로 느끼므로, 엄마가 양육에 대해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합니다. 

구체적인 놀이 방법으로는,

아이가 생후 6개월 정도 됐을 때 같은 공간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손으로 얼굴을 3초 정도 가리고 다시 얼굴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3~4번 정도 반복합니다. 아이의 반응을 잘 살펴본 후 괜찮으면 이불 등을 이용해서 얼굴 다음으로 상체 그리고 전신을 가리는 방법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반복적으로 3개월 정도 이어가고 아이가 12개월 정도 됐을 때 공간을 이동하면서(예: 아이는 거실에 있고 엄마가 방에서 거실로) 엄마가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해서 하면 됩니다. 

◇ 그 시기가 지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그 시기가 지나갔다면 까꿍 놀이를 잘했는지 혹은, 심리적인 내적 대상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양육자와 분리되는 양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리가 어렵거나 분리될 때 불안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대상 항상성에 대해 체크해 봐야 합니다.

질문처럼 학교에서 선생님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불안은 공포와 두려움에 가깝습니다. 외부 대상, 현실 대상이 안전하다는 안도와 신뢰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돌보고 지켜 줄 대상에 대한 불안이 분리에 어려움을 유발하게 됩니다. 아이가 선생님이 사라져도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심리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선생님이 일 보고 다시 오시지 어딜 가시겠니’라고 설명을 해줘도 아이가 안심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안 될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에 관여하는데 제한과 한계가 있으므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가정환경과 엄마에 대한 아이의 불안정한 정서가 학교와 선생님에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튼튼한 엄마의 내적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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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vio**** 2021-04-29 11:23:59
까꿍놀이가 심리적인 발달을 시키는 놀이였다니..
기억하고 해줘야겠어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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