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탓만 하면 사교육 못 잡는다… 아동권리 관점 가져야"
"부모 탓만 하면 사교육 못 잡는다… 아동권리 관점 가져야"
  • 이중삼·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2.07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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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사교육, ‘불안’을 팝니다⑧]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최현주 영유아사교육포럼 부대표 인터뷰(下)

【베이비뉴스 이중삼·최규화 기자】

연간 3조 7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영유아 사교육비. 등골 휘는 비용에도 많은 부모들은 ‘불안’ 때문에 오늘도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다. 그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우리에겐 어떤 대안이 있는 걸까. 베이비뉴스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공동기획으로 열두 명의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가 답을 구했다. - 기자 말

☞ (상편) "한번 실패하면 끝장… 불안한 사회구조가 사교육 낳는다"에서 이어집니다. 

최현주 영유아사교육포럼 부대표는 영유아기 때는 학습적으로 결정적 시기가 아니라, 신뢰나 애착을 만드는 결정적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현주 영유아사교육포럼 부대표는 영유아기 때는 학습적으로 결정적 시기가 아니라, 신뢰나 애착을 만드는 결정적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영유아 사교육 시장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영어’다. 영어교육 시작 연령 역시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영어 조기교육 열풍을 대표하는 것은 바로 흔히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대상 영어학원. 양신영 선임연구원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비용. 지난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 소재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4년제 대학 등록금의 평균 1.9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액은 월 224만 원. 양 선임연구원은 “비공식적으로는 월 400만 원대 교육비를 내야 하는 유아대상 영어학원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양 선임연구원은 “만약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이어 사립 초등학교까지 다닌다면,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학원비와 학비만 약 1억 3000만 원이 드는 셈”이라고 비현실적인 고비용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문제는 교육과정. 너무 어려운 내용을 선행학습으로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양 선임연구원은 “실제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 가운데, 중학교 1학년 수준보다 더 높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학습량이다. 선행학습으로 교육과정이 너무 어려운 것은 물론, 유아기에 맞지 않는 과도한 학습량으로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양 선임연구원은 “유아기 때 수학·과학·미술 등 여러 과목을 촘촘한 시간표에 따라 분절적으로 나눠 학습하는 것은 발달 단계상 맞지 않다”며, “총 교습시간도 중학교 1학년과 맞먹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양 선임연구원은 “고액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놀이를 통한 교육을 표방하는 놀이학원 역시 절반가량이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유은혜국회의원실이 유치원 원장 79명을 대상으로 영어교육 실시여부를 조사한 결과, 72.7%에서 영어교육을 하고 있었다. 국·공립유치원은 42.9%, 사립유치원은 83.9%. 특히 사립유치원은 ‘학부모들의 요구 때문에’ 영어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사교육을 시작해야 효과적이다’라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데는,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홍보 논리가 부모들의 불안과 욕심을 적절히 자극하고 있는 까닭이 크다.

2017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 40여 곳의 온라인 홍보물을 분석한 결과, 5곳의 업체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뇌과학’ 이론을 인용해 상품을 홍보하고 있었다. ‘영유아기에 지능 발달이 급격히 진행된다’, ‘만 3세 때 뇌의 80% 이상이 형성된다’ 등의 문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한 유아놀이교육 업체는 ‘아기에게 첫 3년 동안 교육환경과 다양한 경험은 지능과 인격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아기들은 0세에 가까울수록 무한능력의 천재성을 갖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놀라운 천재성도 점점 줄어들어 고정화 된다’ 등의 내용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또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유아교육 박람회 현장에서도 “유아기 때 두뇌의 90%가 완성, 지금부터 1%의 두뇌를 만드는 방법은?”, “0~8세 두뇌발달의 80%가 결정되는 시기” 등의 홍보 문구가 쉽게 목격됐다.

◇ “사교육으로 자녀 대학 보낸 엄마가 '입시전문가'로 출연… 방송 영향 크다”

지난해 7월 3일 한 신문에 실린 광고. 아이의 두뇌 발달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난해 7월 3일 한 신문에 실린 광고. 아이의 두뇌 발달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Q. 부모들의 불안을 자극하는 영유아 사교육 허위·과장 광고가 사라지지 않는 원인은 뭘까요?

최 : “간단하죠. 그렇게 하면 팔리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믿으니까요. 이탈리아의 교육학자이자 의사인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가 살아 있어서 한국에서 자기 이름이 어떻게 쓰이는지 봤다면 아마 뒷목 잡고 쓰러졌을 겁니다. 이론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데 사교육 시장에서 너무 왜곡해서 쓰고 있습니다.

몬테소리는 장애아동을 교육하셨던 분입니다. 그냥 나뭇조각으로 해도 되는 단순한 교육인데, 비싼 교재·교구를 살 필요가 어디 있어요? 몬테소리가 ‘이걸 하면 수학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영유아기는 통합적으로 자유롭게 노는 게 중요한데, 이걸 사교육 시장은 계획화하고 구조화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대표적으로 사교육 시장에서 홍보 논리로 사용하는 ‘3세 이전에 뇌발달이 완성된다’, 즉 ‘3세 신화’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2007년 OECD의 ‘뇌에 관한 여덟 가지 신화’ 보고서는 ‘3세 무렵에 뇌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뭔가 배우는 데 결정적 시기가 있다’ 등의 가설들을 ‘잘못된 신화’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물론 ‘3세 까지’라는 나이가 결정적인 시기가 맞긴 합니다. 다만 학습적으로 결정적 시기라는 말이 아니라, 신뢰나 애착을 만드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어느 유아교육 서적에도 이때 학습능력을 발달시키라는 말은 없습니다.”

양 : “사교육 불안을 가중시키는 데 연예인들의 영향도 막강합니다.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례들이 굉장히 극단적입니다. 삼남매 사교육이 34개씩 된다고도 하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 이름도 다 노출되고, 그걸 보는 부모들에게 ‘남들은 저 정도로 하는데 우리 아이는…’ 하는 불안감 증폭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는 자기 자녀를 사교육으로 유명 대학에 보낸 엄마가 ‘입시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또 부모 대상 교육법 강연을 한다고 해서 저희가 가보면 사교육 상품과 연관시키는 강연이 많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의 발언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사교육 홍보 문구로 인용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Q. 요즘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기도 합니다.

최 : “영유아 사교육 시장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요구도 수시로 변하고, 입시제도도 너무 자주 변하죠. 요즘은 SNS에서 자신의 사교육 경험을 얘기하면서 여러 부모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른바 ‘내 아이를 이렇게 키웠는데, 이런 교재를 썼어’라고 홍보하는 식입니다.

제가 최근에 SNS에서 본 충격적인 사례가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있는 분인데, 딸이 작성한 메모를 SNS에 올렸습니다. ‘책을 더 많이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딸에게 질문했는데, 딸이 ‘노는 시간을 줄인다’라고 써놓은 거예요. 거기 ‘아이가 똘똘하네요’, ‘역시 누구 딸은 다르네요’ 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또 요즘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이 영어도서관의 SR(영어 독서수준 진단)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SR포인트를 쌓게 하고, 등급을 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요. 여기서 받은 영어 등급이 다른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에 유효하다는 식의 홍보가 부모들한테 먹히고 있는 거죠.”

안 하자니 불안하고, 하자니 끝도 없는 사교육. 최현주 부대표와 양신영 선임연구원이 사교육의 ‘구조적’ 원인을 강조한 만큼, 대책 역시 사회구조적으로 찾아봐야 하겠다. 2016년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방안 - 2세와 5세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는 다섯 가지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지나치게 긴 영유아 교육시간을 줄여 놀 권리와 하루일과의 균형을 보장하는 것. ▲둘째, 부모는 보상심리에서 벗어나 건전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아이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 적정한 교육을 시키는 것. ▲셋째, 부모교육을 통해 영유아기는 충분한 수면과 영양, 친구들과 바깥에서 충분히 뛰어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발달과업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하는 것.

▲넷째, 공교육의 질 제고를 통해, 학부모의 욕구를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다양한 형태로 흡수해줄 것. ▲다섯째,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사회 내 돌봄과 교육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것.

◇ “아동권리 대변하는 정치인은 왜 없나… 영유아 교습시간 규제 논의 필요”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300명의 국회의원 중 오로지 아동에게만 집중하고,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300명의 국회의원 중 오로지 아동에게만 집중하고,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인권법(아동인권법)’ 제정을 통해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을 규제하고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자는 입법 제안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도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으로 영유아인권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정부 차원의 입법 움직임은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 부대표와 양 선임연구원은 사교육 문제는 부모를 탓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선택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우리 사회가 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견지해야 할 것은 바로 ‘아동의 권리’에 대한 분명한 관점이라고 두 사람은 강조했다.

Q. 영유아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최 : “‘사교육은 안 좋은 거니까 무조건 하지 마’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가 괜히 불안해서 그러는 거야!’라고 부모를 탓해서 될 일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은 너무 길고, 집값은 너무 비쌉니다. 직장이 서울에 있어도 집은 직장 가까이 얻을 수 없어서 장거리 통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죠.

회사에서 야근 없이 일한다 해도 점심시간까지 9시간, 출퇴근길에서 3시간 보내면 아이와 놀고 싶어도 놀 시간이 없습니다. 체력도 안 됩니다. 그런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선택하고 문화센터를 찾아가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좋은 환경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아이에게 특별함이 꼭 필요한가요? 특별한 재능이 없는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 분야에 대한 특별함 없이 평범하게 살아갈 겁니다. 하지만 그런 삶도 나쁘지 않은, 그렇게 살아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줘야 됩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부모 역시 아이에게 ‘특별하지 않으면 뒤처질 거야!’가 아니라 ‘평범해도 괜찮아’라고 얘기해주는 부모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그들의 관점으로 바라봐주고 지켜주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학계에도 제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습니다. 바른 소리는 재미가 없죠. 부모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얘기뿐입니다. 양심 있는 전문가들이 소신껏 이야기해도 부모들에게는 조미료 없는 음식처럼, 몸에는 좋지만 맛은 없는 음식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자격 없는 전문가들이 부모들을 현혹하지 않도록, 전문가들의 견해가 사교육 시장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학자적 양심에 따라 소신껏 발언할 수 있게 학계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유아 사교육 현실을 변화시키려면 시민사회 움직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언론·학계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Q. 문재인 정부는 영유아인권법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입법이나 규제 마련 등 자기 역할을 찾아서 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양 :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오로지 아동에게만 집중하고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국회의원이 한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국회에는 여러 계급이나 계층,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아동의 권리를 대변해주는 분들이 없잖아요. 그런 국회의원이 나와준다면 조금은 개선되지 않을까요?

저희가 제안한 ‘영유아인권법’ 안에 학원의 교습시간에 대한 규제가 있습니다. 영유아에 대해서, 한 기관에서 일정 시간 이상 수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죠. 영유아 사교육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된다면, 영유아 대상 교습시간에 대한 사회적 합의만큼은 분명히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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