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먼저’ 배웠는데, 어른들은 왜 차가 먼저예요?
‘사람 먼저’ 배웠는데, 어른들은 왜 차가 먼저예요?
  • 기고=강가은
  • 승인 2020.10.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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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드 대장정⑥] 강가은 진해 동부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은 집에서부터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그린로드 대장정’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어린이 안전 인식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학교 앞에 주차한 차들 때문에 학교 가는 길이 너무 좁고 위험하다. 2학년 남동생은 차에 가려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강가은
학교 앞에 주차한 차들 때문에 학교 가는 길이 너무 좁고 위험하다. 2학년 남동생은 차에 가려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강가은

내가 다니는 동부초등학교는 무척 아름다운 학교다. 매년 봄이 시작되면, 학교와 학교로 가는 길은 예쁜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집에서 학교까지 작은 기찻길을 지나, 약 900m를 걸어가는데 사방이 벚꽃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나는 학교 가는 길이 신기하고, 아름다운 동화의 한 장면 같다. 벚꽃이 지고 난 뒤에도, 여전히 학교 가는 길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 왜냐하면, 학교가 재미있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로 가는 길이 때로 불편할 때가 있다. 또 위험하기도 하다.

◇ 신호등도 없고 위험한 길, 그래서 불편한 ‘학교 가는 길’ 

첫 번째 이유는 학교 서문 앞에 신호등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정문 앞 삼거리에는 다른 방향으로 신호등이 두 개가 있는데, 내가 주로 다니는 서문 앞 삼거리에는 횡단보도만 세 개 있고, 신호등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녹색어머니들이나 시니어 일자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시지 않으면 길을 건너기가 참 불편하다. 

두 번째는 우리가 길을 건널 때 운전자들이 기다려주지 않아 불편하고 위험하다. 우리 집에서 학교로 걸어갈 때, 기찻길을 지나 큰길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이 큰길은 차들이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건너려고 하면 차가 바로 앞에 와 있고, 또 안 오나 싶어 건너려고 하면 어느새 눈앞에 차가 와 있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결국, 한참을 기다려야 길을 건널 수 있으므로 바쁠 때는 많이 불편하고 위험하다. 사방에서 아이들이 학교로 오기 때문에 모든 곳에 다 신호등을 설치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른들이 조금 더 관심을 둔다면 학교 가는 길이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주차된 차들이 많아서 위험하다. 학교 정문 맞은편 골목길 양옆으로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그래서 남는 길이 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주차한 차들 때문에 친구들이 길을 건너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 있어도 차에 가려서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다. 4학년인 여동생은 키가 큰 편인데도 겨우 보이고, 2학년인 남동생은 차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는다.

◇ 고장 난 건 고치고 안전운전 부탁… 우리도 교통질서 잘 지킬게요 

학교 앞 속도 측정기가 고장났다. 고쳐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여전히 저 상태다. ⓒ강가은
학교 앞 속도 측정기가 고장났다. 고쳐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여전히 저 상태다. ⓒ강가은

또 남동생은 급하게 뛰어다닐 때가 많아서 더 위험한 것 같다. 얼마 전 학교 수업시간에 교통안전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배우기로는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배웠는데, 실제로는 차들이 먼저일 때가 많고, 건너려고 하면 더 빨리 달려와서 무서울 때가 있다.

그리고 우리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속도 측정기가 고장 났다. 고장 난 지가 좀 되어서 등교 때 한 번씩 나오시는 경찰 아저씨에게 요청했지만 계속 고쳐지지 않았다. 차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데 속도 측정기가 없다고 하니 더 위험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아예 없는 학교도 있지만 이렇게 설치를 해도 관리를 하지 않으니 설치하지 않은 것만도 못하게 되었다.

우리가 즐거운 학교를 안전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배운 교통질서를 잘 지켜야 하고, 어른들은 학생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우리가 다니는 길에는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설치되고, 불법주차가 없는 안전한 통학로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즐거운 학교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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