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아동학대·사교육… 유엔이 지적한 한국 현실
노키즈존·아동학대·사교육… 유엔이 지적한 한국 현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11.2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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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동권리포럼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방안 논의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8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열린 2019년 아동권리포럼에서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공적 책무’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19년 아동권리포럼에서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공적 책무’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아동권리협약이 말하는 모든 권리들은 각각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하나가 취약해지면 전체가 실효성을 잃습니다. 정부가 아동권리 이행에 대한 총체성을 고려하면서 과제를 인식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동정책기본계획 등과 같은 전반적인 정책기획 안에 권고사항이 반영돼야 하며, 이 작업은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열린 2019년 아동권리포럼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이행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제 ‘아동인권 실현을 위한 공적 책무’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김세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남인순·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지난달 4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 정부에 제5·6차 국가보고서 최종견해를 전달한 것에 따른 것이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아동 관련 예산의 증액, 차별금지법의 제정, 아동 자살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 강화, 모든 체벌의 명시적 금지, 교육 시스템 경쟁 완화, 보편적 아동등록제 도입,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충분한 구제와 배상 등을 한국 정부에 최종견해로 전달했다.

당시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최종견해를 두고 아동인권 보장에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 “1.5% 불과한 아동 관련 예산, 규모 비해 비중 적다”

김진석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최종견해를 살펴보고 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공공의 책무를 제시했다. 이 발제에서는 한국 아동인권에 대한 현주소를 알아볼 수 있었다. 부족한 아동관련 예산, 노키즈존, 아동 성범죄 등이 과제로 언급됐다.

GDP 대비 아동 및 가족 관련 사회지출은 OECD 전체 평균 2.4%으로, 한국은 1.5% 불과하다. 김 교수는 “아동 관련 예산은 총량과 구성, 용처 차원에서 불균형성이 존재한다”며 “예산 규모에 비해서 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말했다.

또한 “아동 가족 관련 예산에서 90% 이상이 보육정책 예산”이라고 말하면서, “아동보호 예산은 복권기금이나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서 충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점포에 아동과 양육자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노키즈존’을 두고 김 교수는 “아동 일반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확산되는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노키즈존을 규제하기 어렵다고 해도 아동인권 인식 제고 측면에서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아동에 대한 폭력’의 위원회 최종 권고를 소개하며 “일체의 폭력적인 훈육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아동복지법과 청소년기본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아동학대 및 폭력피해 관련 전반에서 전문인력과 지역사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인력 수급 및 인프라 확충에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에서 제기하는 ‘아동 성적 착취·학대’는 최종견해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아동 관련 종사자들의 인식을 재고하기 위해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운영 하고, 성매매나 성폭력에 연루된 아이들은 모두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관련 법률 서비스 지원 제공을 제안했다.

아울러, 최종견해는 아동의 쉴권리와 놀권리 보장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령에 따른 사교육 일몰제나 총량제를 도입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창의적인 접근이 없으면 아이들은 학업에 치여서 쉼과 놀이를 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놀고 쉬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서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18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열린 2019년 아동권리포럼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이행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열린 2019년 아동권리포럼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이행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렸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 “한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장애아동은 장애와 아동이란 이중고”

정치하는엄마들 김정덕 공동대표는 토론에서 ‘무너진 공적 돌봄: 연약한 이들이 처한 차별적 돌봄 현실’을 주제삼았다. 이 시간에 김 대표는 관악구 북한 이탈 모자 사망사건, 산후도우미 아동학대 사건과 아이돌보미 학대사건, 영유아 급식지원금 차이 등 아동을 둘러싼 현안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북한 이탈 모자 사망사건을 ‘한 사람에게만 전가되는 돌봄의 위험성’으로, 산후도우미·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은 ‘파편화한 제도 때문에 아동과 양육자가 권리가 침해된 사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양육자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거대한 아동학대 방임국가”라고 정의하고, “공적 돌봄이 사라진 사회에서 아이가 방임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돌보고 살피는 일 모두 사람이 한다”고 강조한 김 대표는 “돌봄을 제공 받는 사람이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지원체계에 대해서 토론을 준비한 이용석 CRPD NGO 연대 보고서총괄위원회 부위원장은 “장애아동 문제를 어디서도 얘기할 수 없었던 게 안타깝다”며 “당사자 문제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소감부터 내비쳤다.

이 부위원장은 “장애아동은 장애와 아동이라는 이중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상황”이라며 “장애인복지법은 성인 장애 중심의 서비스 지원체계를 다루기 때문에 장애 아동은 거기서도 소외됐다”고 말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장애아동 분야에서 최종견해로 ▲장애에 대한 권리기반 접근을 채택하도록 법과 정책 검토 ▲재활 치료·적절한 복지·의료적 지원을 포함한 조기 발견 및 개입 프로그램의 차별없는 보장 ▲장애아동 통합교육과 합당한 편의 제공 ▲사회적 낙인과 편견 방지 위한 인식 제고 캠페인 착수 등을 제시했다.

이 부위원장은 “장애아동 욕구에 대응해서 인권과 비차별을 기반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서비스 총량을 확대하고 저소득층 대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대상 자격을 완화하며, 장애등급제 폐지와 같은 복지 환경 급변에 적응하는 한편, 특별한 욕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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