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유튜브, 모든 광고 중단해 이득 못 취하게 해야"
"키즈 유튜브, 모든 광고 중단해 이득 못 취하게 해야"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02.28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④]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2018년 4월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가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어린이문화연대 강의실에서 발언하는 모습.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신데렐라! 우리가 무도회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커튼과 이불을 모두 빨아 놔야 한다!”

왕자가 주최한 무도회장에 가기 위해 바쁜 신데렐라의 계모와 두 언니. 신데렐라가 무도회에 가지 못하게 온갖 집안일을 떠넘기며, 집을 나선다. 계모와 두 언니에게 정서적 학대를 당하는 ‘신데렐라’의 한 장면이다. 신데렐라를 보호해주는 방법은 없는 걸까.

2014년 영국에서는 신데렐라와 같이 신체적, 성적 학대를 비롯해 정서적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을 지켜주는 ‘신데렐라법’(Cinderella law)을 제정했다. 핵심 내용은 부모가 자녀의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신적 학대를 가하면 징역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이다. 이 법은 영국에서 한 엄마가 4살 아들을 굶겨 죽인 사건을 계기로 탄생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아동학대를 어떻게 처벌하고 있을까. 현행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을 대상으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아동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동학대를 저지른 경우 해당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판결들은 관대하기 짝이 없다. 실제 지난해 6월 한 판결에서는 소변을 닦은 휴지로 아이들 입을 닦는 등의 학대를 한 보육교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11월 발간한 자료 ‘한국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입법적·사법적 관점에서의 변화과정 연구’도 “아동학대범죄자의 75%가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내지 벌금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지난 2013년 11월 울산에서 일어난 학대·사망 사건을 계기로 ‘하늘로 소풍 간 아이들’이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카페는 2015년 7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로 발전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 강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공 대표가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25일 공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뜬구름 잡는 부모 마인드 교육 아닌, 구체적인 사례 중심 부모교육 해야"

실제 아동학대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이스트드림 시노펙스(주)
실제 아동학대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이스트드림 시노펙스(주)

Q. 먼저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돌아봤을 때 10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아동학대 문제로만 보면 60점 정도입니다.”

Q. 새해에도 아동학대 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여수에서도 보육교사가 아동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특히 어린이집에서 이런 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일선의 보육교사들이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인성 문제도 있겠지만, 보육교사로서의 사명감이나 교육이 부족한 사람들이 아동의 발달과정의 미숙함을 학대로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보육교사가 정서적 아동학대를 가하는 경우에 그것이 아동학대인 줄을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발로 툭툭 치고 다니던 교사가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거냐’ 고 되묻는다거나, 낮잠을 재울 때 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동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누르는 것도 ‘학대가 아닌 잠을 재우기 위한 거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아동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는 과정에서 아동을 강제로 겁박하고 우는 아동의 입에 신경질적으로 숟가락을 들이미는 행위도 ‘밥을 잘 먹이려고 그랬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일선 보육교사에게 아동권리 교육,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데, 현실은 온라인으로 교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보육교사들에게 제대로 된, 현실적인 아동학대예방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Q. 보육교사 아동학대도 문제지만, 부모에게 아동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주변에서 발견하기 힘든 '가정사'이기에 아동을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더 크다고 보는데, 대표님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의 가장 큰 원인은 양육방법과 부모의 태도입니다. 준비 없이 부모가 된 사람들, 혹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겪은 체벌이나 언어폭력을 훈육으로 알고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아동양육이나 훈육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없기 때문에 점점 더 심한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은 핵가족이 많습니다. ‘독박육아’ 혹은 미성숙한 부모의 잘못된 양육법 등으로 인해 학대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부모들에 대한 현실 접근성이 있는 ‘부모 교육’, ‘양육지도 교육’입니다. 뜬구름 잡는 부모 마인드 교육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아동을 양육지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 35개월 아이에게 ‘개목줄’ 채워…“가장 가슴 아팠던 사례”

공혜정 대표는 '대구 개목줄 학대 질식 아동' 사건을 가장 가슴 아팠던 사례라고 소개했다. ⓒ베이비뉴스
공혜정 대표는 '대구 개목줄 학대 질식 아동' 사건을 가장 가슴 아팠던 사례라고 소개했다. ⓒ베이비뉴스

Q. 지난해 6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키즈 유튜브 채널 ‘뚜아뚜지’에서 아동이 대왕문어를 억지로 먹는 영상이 업로드 됐습니다. 아동학대 아니냐는 질타를 받아 부모가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온라인 아동학대, 대표님이 생각하신 예방법이 있으시다면?

“아동복지법 제17조 제9호는 '공중의 오락,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과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그리고 이를 위해 아동을 제3자에게 인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 중 제 9항에 ‘안전에 유해한 곡예뿐 아니라, 아동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위해한 행위’ 도 추가해야 합니다. 올해부터 유튜브는 자체적으로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유튜브 키즈 채널이 아동학대에 가까운 가학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결국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키즈 채널에는 맞춤형 광고뿐 아니라, 모든 광고를 중단해서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없게 해야 합니다. 또 한 달에 2회 미만만 방송 노출을 할 수 있도록 해 아동이 ‘방송노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제한해야 합니다.”

Q.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로 지내시면서 접한 학대 사건 중 가장 가슴 아팠던 사연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십시오.

“가장 안타까웠던 사례는 ‘대구 개목줄 학대 질식 아동’ 사건입니다. 미성년 친모와 이십대 초반의 친부 사이에서 태어난 ‘현준’이는 3개월 만에 친부모가 이혼하면서 짐스러운 존재가 됐습니다. 친부와 계모는 35개월 된 현준이를 좁고 어두운 방에 개목줄을 채워 놓고 먹을 것도 주지 않고,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았습니다.

사망 당시 현준이의 몸무게는 11kg에 지나지 않았고,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 항문괴사 상태였습니다. 현준이 사건의 친부모와 계모 모두 용서할 수 없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어린 청소년 부모 문제와 저희 협회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Q.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꼭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아동이 나라의 미래라는 건 누구도 이견을 없을 겁니다. 보편적 복지 차원의 아동수당도 중요하겠지만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학대 피해 아동의 안전한 보호와 치유를 위해 국회의원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년범의 많은 수가 아동학대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소년범의 60% 이상이 성인범죄자가 됩니다. 아동학대예방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최소 비용의 고효율 정책임을 반드시 기억해주시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부모 교육과 아동권리교육, 양육지도사 육성 등 구체적인 정책을 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아동복지법의 기본 이념이 아동 정책에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0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