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는 30점, 어린이재활병원 희망이 폐기됐다”
“20대 국회는 30점, 어린이재활병원 희망이 폐기됐다”
  • 이중삼 기자
  • 승인 2020.03.1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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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국회로 ‘총선 마이크’⑪]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지난 2017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건우를 만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했다.ⓒ김동석 대표 페이스북 캡쳐
지난 2017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건우를 만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했다.ⓒ김동석 대표 페이스북 캡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길을 잃었으면 그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두고 가서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느냐’(성경, 마태복음18장 12절)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는 13살 중증장애아동 건우의 아빠다. 건우는 2살 때 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게 됐다. 사지가 마비된 상태로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으며, 음식은 위로 직접 투여하고 있다. 11년째 건우는 이른바 ‘재활난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21대 국회만큼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심정을 가진 국회의원이 나타났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9일부터 8일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1004배를 했다.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문재인 대통령 100대 국정과제에서 42번에 포함된 공약이다.

그는 사단법인 토닥토닥에서 대전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토닥토닥은 지난 2013년 대전에 사는 장애아 가족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대전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해 시민 모임 형태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전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민간 기업인 넥슨재단의 기부금 100억 원을 포함해 총 447억 원 규모 예산을 확보했다.

김 대표가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김 대표와 18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20대 국회는 100점 만점에 30점…관심도 없었다”

지난 2018년 7월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가 1004배를 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 2018년 7월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가 1004배를 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20대 국회의 지난 4년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실 수 있으실까요?

“20대 국회는 100점 만점에 30점입니다. 지난 2016년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여전히 국회에 잠들어 있는 상태고, 2017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장애아동의 열악한 현실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상황이 지적됐지만, 정부의 태도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정부는 권역별 병원의 축소, 비정상적인 병상 규모, 현실성 없는 건립 예산 등 원래 약속과 다르게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예산 통과 과정에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예산에 대한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20대 국회는 장애아동의 생명과 건강문제를 이벤트로만 바라보고 무책임한 태도만 보였습니다.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Q. 당초 정부가 발표한 전국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계획은 전국 9개 권역별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한 곳씩을 건립하겠다고 했으나, 정부는 약 1년 만에 축소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정부의 건립 계획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너무 아쉬워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 건우를 만나 직접 약속했는데, 제대로 추진이 안 되고 있습니다. 9개 권역별 건립에서 3개 병원과 병상도 없는 4개 지역 센터 건립으로 축소해 추진하고 있어요. 여전히 장애아동의 열악한 현실의 심각성을 공감 못 하고 있는 거죠. 정부는 부족한 건립예산 책정과 운영비 지원도 말하지 않으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요.”

Q. 정부의 건립 계획이 축소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예산문제입니다. 이것은 관심문제이기도 해요. 장애아동의 생명과 생존문제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건립 축소를 가져왔어요.”

Q. 전북과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촉구하는 조직이 구성되고 관련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목소리가 확산한 데는 아무래도 토닥토닥의 활동이 중요한 계기가 됐을 텐데요, 대표님께서는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요. 대전시를 비롯해 전북·경남·경북·충북·경기 등 각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전국적으로 연대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지역에 병원 하나 짓는 개념이 아닙니다. 지역에 없는 소아재활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은 물론, 치료와 교육, 돌봄이 함께하는 새로운 통합 모델을 만드는 일입니다.”

◇ “장애아동도 대한민국의 국민…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끝나야”

지난 2017년 7월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열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김동석 대표와 아들 건우의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지난 2017년 7월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열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김동석 대표와 아들 건우의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우리나라 어린이재활전문의료기관은 서울에 있는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단 한 곳입니다. 그동안 왜 어린이재활병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보시는지요?

“아동재활은 성인재활과 비교해서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공공의료의 접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생기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지속적 운영을 위한 국비지원이 필요하며, 소아재활에 대한 의료수가(의료기관에서 의사 등이 환자에게 제공한 의료서비스의 비용)를 늘려 민간병원의 접근성도 높여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정부의 소극적 태도도 문제지만, 국회의 반응도 소극적인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만나본 국회의원들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까?

“20대 국회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2016년 발의된 ‘지방어린이재활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지 못한 겁니다. 희망이 폐기된 거죠. 어처구니없었던 점은 몇 분의 국회의원들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사자인 저희한테 열심히 하라고 말했었던 부분입니다.”

Q. 문재인 대통령 임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혹시 문재인 대통령을 다시 만난다면 꼭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당신의 약속을 믿고, 기다릴 수 없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부디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코로나19는 중증장애아동의 재활치료도 중단시켰습니다. 그동안 치료시설이 부족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던 장애아동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도 중증장애아동의 생명이 위험한 현실에 관심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아동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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