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용하지 마라… 국회의원들 천벌 받을 것”
"아이들 이용하지 마라… 국회의원들 천벌 받을 것”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12.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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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국회 정문 앞, 정치하는엄마들 필리버스킹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국회 앞에서 필리버스킹에 나선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의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 앞에서 필리버스킹에 나선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의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 엄마들이 국회 앞에 나와서 필리버스킹을 하는 이유는 국회 때문입니다. (국회에게) 다른 것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법을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생명, 안전, 건강 등 가장 기초적인 법률을 만들어달라는 건데, 왜 일을 안 하는 것입니까, 왜 (법률을) 통과시키지 않고, 땅따먹기 하듯이 자기들 권력 놀음에 (아이들을) 이용하느냐 이겁니다, 국회의원들 정말 천벌 받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류하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무제한 필리버스킹(필리버스터+버스킹)에 나섰다. 이 단체가 필리버스킹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 29일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국회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때문에,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었던 199개 법안 처리도 올스톱되고 말았다. 정치하는엄마들의 필리버스킹은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적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이상 필리버스킹을 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어린이생명안전법안 등 비쟁점 법안들이 통과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킹의 첫 번째 발언은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가 맡았다. 김 공동대표는 지난 5월 21일 출판된 ‘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저자 정치하는엄마들)를 첫 장부터 읽어나가며, 1시간에 걸쳐 필리버스킹을 진행했다.

김정덕 대표에 이어 류하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가 발언을 이어갔다. 류 활동가는 필리버스킹에 나서 “헌법에는 직무유기라는 죄가 있다, 자기가 맡은 직무를 아무 이유 없이 회피했을 경우에 처벌하는 죄”라면서 “국회의원들은 감옥에 갈 수 있다, 일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정치인들이 싸놓은 오물들을 처리해야 하는가, 이렇게 할 거면 그리스로마시대로 돌아가서 직접민주주의를 하는 게 낫다. 자꾸만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을 왜 거리로 나서게 만드는 것이냐”며, “여기 나와 있는 엄마들도 할 일이 엄청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필리버스킹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의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버스킹을 바라보면서 “힘내세요” 등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오후에도 이들의 필리버스킹은 계속됐다. 임원정규 활동가,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강미정 활동가 등이 차례차례 필리버스킹 주자로 나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필리버스킹을 통해 199개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필리버스터를 즉각 철회하고,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을 비롯해 국회에 계류 중인 비쟁점 법안 전부를 처리하는 데 당장 협조하라고 자유한국당 측에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 즉각 철회하고 민생법안 당장 협조해야”

류하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의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류하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의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을 일컫는 말이다. 운전자의 안전 의무와 주차장 관리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하준이법,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 응급처치를 의무화하는 해인이법,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에 포함시키는 태호·유찬이법, 통학버스 운영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음이법, 스쿨존 과속카메라 및 과속방지턱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이 그것이다.

이 법안 중 민식이법·하준이법은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고,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던 터였다.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국회 본회의 처리가 유력시되던 상황이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에 대해 먼저 상정해 통과시켜주자”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제안했다. 민식이법 통과 합의에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는 단서를 단 것이다.

이날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기다린 유가족들은 곧바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쓰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선언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해체(해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5일 오후 3시 30분 기준 6만 1508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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