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죽이는 일…” 민식이법 통과 무산에 맘카페 '부글'
“두 번 죽이는 일…” 민식이법 통과 무산에 맘카페 '부글'
  • 김재희·이중삼·최규화 기자
  • 승인 2019.12.02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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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 8곳 댓글 400여 개 조사 결과, 자유한국당 비판 '압도적'

【베이비뉴스 김재희·이중삼·최규화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를 찾은 유가족들을 만나 민식이법 통과를 약속했다. 왼쪽부터 태호 엄마 이소현 씨, 나경원 원내대표 서종민 기자ⓒ베이비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를 찾은 유가족들을 만나 민식이법 통과를 약속했다. 태호 엄마 이소현 씨(왼쪽)와 나 원내대표.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선언으로 국회 본회의 개최가 무산된 데 대해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른바 '민식이법'과 '하준이법', 그리고 '유치원 3법'이 처리될 예정이었다.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은 안타까운 사고로 숨진 아이들의 이름을 딴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중 일부다.

운전자 안전 의무와 주차장 관리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하준이법,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 응급처치를 의무화하는 해인이법,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버스에 포함시키는 태호·유찬이법, 통학버스 운영자 책임을 강화하는 한음이법, 스쿨존 과속카메라 및 방지턱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 이 가운데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오른 200여 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선언하며,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필리버스터 법안에 앞서 민식이법 등에 대해 먼저 상정해 통과시켜주자“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제안했다. 민식이법 통과 합의에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는 단서를 단 것이다.

베이비뉴스는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선언 이후 이달 1일까지 3일간 전국 온라인 맘카페 여덟 곳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들을 살펴봤다. ‘민식이법’,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 등의 키워드로 검색된 게시물은 모두 26개. 모든 게시물이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어제 자유한국당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걸고 해인이, 하준이, 유찬이, 태호, 민식이의 이름을 호명하며 민식이법 상정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네요. (…)

민식이 엄마의 ‘우리 아이들을 이용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이 그렇게 하라고 우리 아이들 이름 내준 것 아니란 말입니다.’며 오열하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네요. 미안합니다. 그런 국민이라. 아직도 나경원을 뽑는 국민이라."(경기 지역 A 맘카페, yamo****)

"어쩜 자기 자식 위해선 별 일도 다 하면서 남의 자식은 자식도 아닙니까? 웬만해선 정치 얘기 안 하려 하는데, 정도가 지나쳐도 너무나 어이가 없고 화딱지 나네요. 선거법 상정하지 않으면 민식이법 통과시켜주겠다니, 민식이를 볼모로 자기들이 원하는 걸 얻겠다는 건가요? 이건 피해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충북 지역 B 맘카페, 야**)

◇ 사흘간 맘카페 관련 댓글 중 98.7%가 '자유한국당 비판'

사흘 동안 게시된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 관련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모두 396개였다. 이중 391개(98.7%) 댓글이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자유한국당을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은 4개(1.0%)에 불과했고, 기타 질문성 댓글도 1개 있었다.

경기 지역 C 맘카페의 한 게시물에는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협상하고 앉았네요, 저런 게 국회의원이라니”(루**), "자신도(나경원 원내대표)엄마면서…"(h**********),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네 권력에만 눈먼듯해요,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함”(택*****) 등의 댓글이 달렸다.

충남 지역 D 맘카페의 한 게시물에도 “흥정할 걸 해야지 정말 인간들도 아닌 것들이네요”(콩**)라는 댓글이, 경기 지역 E 맘카페의 게시물에도 “다른 법도 아니고, 아이들을 위한 법인데, 본인들(국회의원) 이익 때문에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을) 볼모로 잡고 저러는 게 너무 화나고 환멸나요, 진짜”(츄**), “똥-된장 구분 못하고 오로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외치는 저것들”(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해체(해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2일 오후 1시 30분 현재 5만 3376명이 동의했다. ⓒ청와대국민청원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유한국당 해체(해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국민청원

반면 396개 댓글 가운데 4개에 불과했지만 일부 자유한국당을 옹호하는 댓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북 지역 F 맘카페 게시물의 댓글 중에는 “똑바로 압시다,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안건에 들어가 있지 않고 한국당이 민식이법 먼저 통과시키자고 국회 열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참석하지 않아 통과 안 된 거라네요, 최종 더불어민주당이 못하게 막은 겁니다”(76***), “볼모로 잡은 건 민주당 아닌가요? 먼저 (민식이법) 처리하고 필리버스터 하자는 건데”(이*)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온라인 맘카페의 여론에 대해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2일 베이비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은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민식이법 등을 우선 통과시킨다고 했다"면서, "어린이들의 인권은 전혀 안중에 없는 결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정당들이 얼마나 어린이와 양육자들의 안위에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지 어떤 정당이 누구를 대변하는지 더욱 명확해졌다"면서, "사익을 대변하는 정치권에 어린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우리 양육자들이 끝까지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고 목소리 높여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선언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해체(해산)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2일 오후 1시 30분 현재 5만 3376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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